주변에 고층건물 신축하려하자
입주민들 “전망 가리지 마라”
층수 차등 분담금, 공중권 매입


미국 뉴욕 맨해튼의 조망권 가격은?

맨해튼의 한 고급 콘도형 건물 입주민들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조망권을 위해 1100만 달러(약 129억 원)를 냈다고 22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입주민들은 콘도 조망권을 가로막는 위치에 고층건물을 지으려는 건설업자로부터 공중권(air right)을 매입하면서 조망권을 지켰다.

맨해튼 첼시의 7번가 웨스트17로에 위치한 12층 높이의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이 이러한 거래의 주인공이다. NYT에 따르면 부동산 업체 ‘엑스텔 개발’(Extell Development)은 애초 L자형 건물 주변의 작은 건물들을 허물고 총 44m 높이의 콘도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엑스텔 개발은 뉴욕 부동산 시장의 거물 게리 바넷이 설립한 업체로 뉴욕의 초고층 고급 주택 개발을 전문으로 한다. 당시 엑스텔의 신축계획을 알게 된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엑스텔과 협상에 나섰고, 1100만 달러에 합의했다.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은 최저층을 제외하고, 주거 중인 층수에 따라 차등화해 비용을 분담했다. 이러한 합의는 2016년에 이뤄졌지만, 일부 관련자가 논의를 꺼려 뒤늦게 알려졌다고 NYT는 전했다.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거니제이션’의 조던 배로위츠 공보담당 부대표는 “무형의 조망권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낸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바넷 엑스텔 대표는 “대부분은 소송을 통해 개발을 저지하려 하지만 그들은 ‘시장가’를 지급해 조망권을 지켰다”며 “이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엑스텔 측은 L자형 건물 입주민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 높이의 상업용 건물을 신축 중이며, 완공을 앞두고 있다. L자형 건물은 층간 높이가 높고 공간도 넓어 예술인이나 유명인사들이 주로 거주했다. 영화배우 메릴 스트리프의 남편이면서 조각가인 돈 검머가 한때 이 건물에 거주했다.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도 펜트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다가 2012년 1500만 달러(176억6100만 원)에 매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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