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청문회 2일차

숭문고 교장 “학생 참여 등
만점받을 항목에 최저점 줘
터무니 없는 점수 참담하다”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8개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청문이 23일 이틀 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 자사고는 “교육청 재량 평가 부분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평가 공정성 문제를 집중해서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청문 요구에 임한 숭문고의 전흥배 교장은 출석 직전 통화에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의 경우 충실히 이행했음에도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100점 만점 중 교육청이 정한 지표로 점수를 매기는 재량평가는 12점을 차지한다. 전 교장은 “학교 업무 정상화, 학부모 학교 교육 참여 및 지역사회 협력, 학생 참여 자치 문화 활성화 등 만점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최저점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숭문고는 이 외에도 5년 전 재지정평가와 비교해 선택과목 다양화, 인성·진로 교육과정 활성화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날 청문에 임한 경희고·배재고·세화고 등도 재량평가 지표를 문제 삼았다. 배재고는 교육청 감사 등 지적사례에 대한 감점 폭이 5년 전에 비해 최대 5점에서 12점으로 늘어난 부분 등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청문이 단순 ‘학교 입장 청취’ 정도로만 진행되자 고진영 배재고 교장은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청문 과정에서는 교육청 측이 ‘5년 전 평가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법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등과 같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양측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사고 교장은 “우린(교육청) 우리 갈 길을 갈 테니 자사고도 자사고 방식(법적 소송)대로 가라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동의하고, 자사고들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법원이 받아들이면 최종 해결까지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학부모들은 교육청 밖에서 ‘자사고 말살=교육 일원화’ ‘정치적 평가, 이념평가’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릴레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혁신학교도 만들고 진로체험도 확대하면서 왜 고교다양화를 위한 자사고만 없애려 하냐”며 “교육감 성향에 따라 자사고 정책을 바꿔 학생들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22일에는 경희고·배재고·세화고가 청문에 임했으며, 24일에는 중앙고와 한대부고를 대상으로 청문이 진행된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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