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하이테크 캠퍼스에 자리한 필립스 연구센터.(왼쪽 사진) ‘필립스 인텔리사이트 병리 솔루션(Philips IntelliSite Pathology Solution)’을 통해 암 조직세포의 검사 결과가 디지털로 변환돼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하이테크 캠퍼스에 자리한 필립스 연구센터.(왼쪽 사진) ‘필립스 인텔리사이트 병리 솔루션(Philips IntelliSite Pathology Solution)’을 통해 암 조직세포의 검사 결과가 디지털로 변환돼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고 있다.
- ⑦ 네덜란드 하이테크캠퍼스내 필립스 연구센터

연구원·개발자 등 1만2000명
AI 적용한 헬스 케어기기 개발

수많은 검체 일일이 관찰않고
디지털화 통해 시간 단축 효과
온코시그널, 암발병 원인 분석
표적항암제 등 최적치료 도움

의료데이터·알고리즘 등 공유
공동 R&D·임상시험 ‘구상중’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의 ‘하이테크 캠퍼스’는 ‘유럽에서 가장 스마트한 장소’이자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유럽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세대(G) 통신 등 4차 산업 기술 연구의 심장부로도 통한다. 하이테크 캠퍼스는 필립스가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998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본산지로, 네덜란드에 세운 산학연 기술집적단지다. 이후 ‘열린 혁신’을 기치로 외부 기업과 연구소에도 개방해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이 입주해 협동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1일 찾은 하이테크 캠퍼스는 필립스를 비롯한 미국 IBM, 인텔 등 첨단기술 기업 180곳과 스타트업 40곳이 입주해 있고 연구원, 개발자, 사업가 등 1만2000여 명이 모인 시설이다.

필립스가 만드는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에 대한 연구는 하이테크 캠퍼스의 필립스 연구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AI를 적용한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이곳에는 전 분야의 기술자들이 집적해 있다. 제품 출시나 연구과정에서 필요한 전문가로 상황에 맞춰 팀을 꾸려 유연하고 효율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암 진단·진행 단계도 AI가 수행 = 필립스는 암 진단 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인텔리사이트 병리 솔루션(IntelliSite Pathology Solution)’을 개발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병원에 수출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디지털 병리 시스템으로 암 조직세포를 사람이 일일이 현미경으로 관찰했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AI를 적용한 디지털화를 통해 양성·음성 여부는 물론 초기·말기의 암 진행 상태까지 알 수 있다. 여기서 AI는 수많은 조직 검체 슬라이드를 분석해 암 여부를 판단하고 딥러닝을 통해 몇 개의 암세포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등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마르틴 웨이브레이트 필립스 임상 응용연구소 수석 책임과학자는 “수많은 사람의 조직 검사가 이뤄지는데 그중 암인 경우는 많지 않다”며 “AI가 암세포가 있는 검체를 알려줌으로써 진단의 정확성은 물론 시간까지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암을 유발한 원인을 분석해 그에 맞는 ‘표적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온코시그널(Oncosignal)’ 솔루션도 의사들의 암 진단을 돕는다. 암의 성장을 유발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파악해 최적의 개별 치료법을 알아내는 게 목적이다. AI는 암세포의 원인, 종류, 진행 상황 등 데이터 축적을 통해 도출해 내 이를 기반으로 의사가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개방형 AI 리서치 플랫폼 = 필립스는 AI 연구가 현장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방형 헬스케어 AI 리서치 플랫폼인 ‘인텔리스페이스 디스커버리(IntelliSpace Discovery)’를 구축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기관에 최첨단 AI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를 연구하고 임상시험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들어 데이터와 피드백을 모두 공유한다. 단순히 실험실에서 AI가 연구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이를 적용해보고, 의료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진단을 이끌어 낸다는 장점이 있다.

필립스는 아울러 AI 스타트업과 함께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해 의료 데이터는 물론 AI 알고리즘을 공유해 공동 R&D와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한스 드리센 필립스 디지털 병리 솔루션 사업부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의사들이 직접 기술을 현장에서 적용해봄으로써 그들에게서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얻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의료 데이터를 전 세계 의료기관, 스타트업과 공유해 헬스케어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의료진 역시 AI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인트호벤(네덜란드)= 글·사진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의 뒷이야기와 자료집, 독자 토론방 등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neutrino2020)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okija111)에 게재됩니다.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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