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룬 타스 혁신전략총괄책임자

“인공지능(AI)은 의사를 대체할 수 없지만, AI를 사용하지 않는 의사는 대체될 겁니다. 그만큼 AI가 앞으로 병 진단에 있어 의사를 도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종 판단은 결국 사람이 해요. AI는 그저 거들 뿐이죠.”

지난달 2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필립스 본사에서 만난 예룬 타스(사진) 혁신전략 총괄 책임자는 AI가 의료분야에서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은 발병 원인이 제각각이라 치료가 가장 복잡한 병인데 미래의 암은 AI로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심장정지, 패혈증 등을 AI가 심장박동수 등을 분석, 질환의 징후를 파악해 미리 알려줘 사망률을 낮추고,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쓰러졌을 경우 이를 알려주는 ‘메디케이션 디바이스’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이 의료기술에 효과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의료 데이터의 축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AI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데는 수집해 축적한 데이터가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익명화된 개인 의료 데이터를 보다 많이 축적해야 더욱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등 여러 규제로 인해 의료 데이터 활용이 쉽지 않고 원격의료도 허용하지 않는 한국의 의료환경에 대해서는 “한국은 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수는 한정돼 있는데 요즘 시대에 환자가 조그마한 병원에서 얼굴을 맞대고 진료를 보는 건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며 “AI는 앞으로 의료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이 될 텐데 이를 위한 의료 데이터 수집을 규제한다면, 질병을 치료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의료보험료 및 의료비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궁극적으로 미래엔 모든 이의 ‘디지털 쌍둥이’가 생길 겁니다. 사람들이 겪는 질환 중 85%는 만성질환입니다. 병원을 가지 않고도 일상생활 속에서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의사에게 원격진료를 받는 등 모든 생활에 헬스케어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 서비스의 일상화’가 정착될 겁니다. 바로 필립스가 지향하는 ‘커넥티드 케어’죠.”

암스테르담(네덜란드)=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의 뒷이야기와 자료집, 독자 토론방 등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neutrino2020)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okija111)에 게재됩니다.
이은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