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액수
FTC “프라이버시 훼손에 경종”


2016년 대선 당시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업체 페이스북이 정보기술(IT)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인 50억 달러(약 5조8930억 원) 벌금을 물기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합의했다. 천문학적 벌금 부과에 암호화폐 출시 연기, FTC 반독점 조사 착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이날 기대 이상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FTC는 이날 개인정보 유출 등 이용자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페이스북에 벌금 50억 달러를 부과하고 신규 규제·감독조항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벌금은 FTC가 IT 업체에 부과한 액수로는 사상 최대다. 2012년 구글에 매겨진 기존 최대 벌금 기록(2250만 달러)을 한참 뛰어넘는다. 조 사이먼스 FTC 의장은 “페이스북을 포함해 미래 프라이버시 침해 사고 관련 기준을 재정립하고 소비자정보를 수집하는 모든 기업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FTC는 마크 저커버그 CEO를 특정해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을 잘 준수하는지 보장하는 책임을 지웠다. 저커버그 CEO는 분기마다 준법감시인과 함께 회사가 프라이버시 보호를 잘 준수하고 있다는 인증서를 제출하고 매년 해당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또 FTC가 승인한 독립 감정인이 2년마다 평가를 수행하고 500명 이상 정보가 유출될 경우 30일 이내에 통지하도록 했다. 저커버그 CEO가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분기마다 이사회에 사생활보호위원회도 설립하도록 했다.

앞서 FTC는 지난해 3월부터 2016년 대선 당시 영국 정치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부적절하게 이용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벌여왔다. 이를 통해 FTC는 페이스북이 2012년 이용자 개인정보 설정을 존중하고 명백한 허락 없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별개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페이스북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1억 달러의 벌금을 물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6조 원에 달하는 벌금 폭탄에 암호화폐 리브라 출시 연기, FTC 반독점 조사 착수 등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이날 지난 2분기에 전년 대비 28% 증가한 168억9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페이스북은 월간 이용자 수 27억 명, 일간 이용자 수는 2억87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거듭된 악재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이날 페이스북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히려 3% 이상 올랐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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