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피해 등 선량한 체납 많아”

정부가 세법 개정을 통해 고액·상습체납자를 감금할 수 있는 ‘감치명령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납세자 단체가 반대에 나섰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6일 감치 제도 도입 내용이 담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국가기관 신뢰를 무너뜨려 국민의 자발적 납세의식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감치 제도 도입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달 고액·상습 체납자를 최대 30일 이내에서 유치장에 감치할 수 있는 감치명령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감치 결정은 △국세 3회 이상 체납, 체납 발생일 후 1년 경과 △체납 국세 합계 1억 원 이상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 사유 없이 체납 △국세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른 결정 등 요건이 충족돼야만 한다.

납세자연맹은 “많은 국민이 ‘체납자’라고 하면 악의적이라고 상상하지만, 사실은 사업실패자나 사기피해자·명의대여자 등이 대부분이고 악의적 체납자는 10~20%에 불과하다”며 “감치 제도가 도입되면 악의적 체납자와 선량한 체납자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선량한 납세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자발적인 성실납세 의지가 높지 않은 것은 정부의 낮은 신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국민의 자발적인 납세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통제 수단이 아니라, 정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이를 뒷받침할 사례로 스웨덴 국세청을 제시했다. 스웨덴 국세청은 지난 2000년 중반부터 강압적인 세금징수 기조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발적 준수’로 정책을 전환했다. 세금 추징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고, 탈세 포상금이나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같은 제도도 시행하지 않지만 스웨덴에서 가장 신뢰가 높은 기관으로 변모했다고 소개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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