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문점서 15분거리 계신데…
아버지가 군장교 부유한 생활
인터넷 안돼 국제정세 잘몰라
귀순영상 볼때마다 기적 여겨
한반도 통일위해 노력하겠다”
“어머니가 불과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데도 만나지 못하는 게 괴롭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했던 북한군 병사 오청성 씨는 27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판문점에서 약 12㎞ 떨어져 있는 개성에 가족들이 있지만 만나지 못하는 심정을 설명한 말이다. 오 씨는 “북한에 있는 어머니가 지금 편찮으시다고 한다”며 어머니를 찾아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28일 NHK에 따르면 전날 오후 오사카시와 한국 시민단체가 개최한 강연에서 오 씨는 “북한에 있을 때는, 대한민국에 오기 전까지는 일본은 진짜 나쁜 나라이고 일본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알아 왔다”고 말한 뒤 이후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이 같은 편견이 바뀌었음을 설명했다. 오 씨는 이어 “병사로 배치된 판문점에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을 보고 언젠가 해외 문화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런 생각이 탈북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 씨는 “아버지가 인민군 장교였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북한에서도 비교적 부유했지만 인터넷 접속이 잘되지 않아 국제 문제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씨는 자신이 어떻게 귀순했는지 극적인 탈출 당시를 들려줬다. 당시 그는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가로질러 귀순하던 중 북한 장교들의 총격을 받았고, 한국 관할 지역에 쓰러져 있는 오 씨를 한국군 부사관 2명과 장교 1명이 구출했다. 곧바로 미 항공 의무후송팀 ‘더스트오프’가 30분 안에 병원으로 옮겨 수술 끝에 회복할 수 있었다. 총상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웠던 오 씨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오 씨는 “(귀순) 영상을 볼 때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걸 깨닫는다”며 “한반도 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탈북 이후 오 씨는 탈북 체험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는 강연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TV 프로그램에선 “북한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도 한국 대중음악을 들었다”고 밝히는 등 대중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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