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유해진 등 연기 탁월
한·일갈등에 흥행몰이 주목
일본군을 후련하게 무찌르는 내용이 담긴 영화 ‘봉오동 전투’(사진)가 한일갈등이 고조된 시국과 맞물려 흥행세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월 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인 1920년 6월, 한국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과의 대규모 전투에서 첫 승리를 거둔 이야기를 다뤘다. 봉오동 전투의 주역은 대한독립군을 이끈 홍범도 장군이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밟고 살 땅, 농사 지을 땅, 죽어서 묻힐 땅을 찾기 위해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이름 모를 독립군들이다.
1919년 3·1운동 이후 만주 일대에서 독립군의 항일 무장투쟁이 거세졌고, 일본군은 월강추격대를 조직해 독립군 토벌작전에 나선다. 어린 시절 일본군에게 동생을 잃은 독립군 황해철(유해진)은 3·1운동에 참여해 투옥된 누이를 그리며 냉철하게 독립군을 이끄는 이장하(류준열), 마적 출신 오른팔 마병구(조우진) 등과 월강추격대를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기 위해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달리고, 또 달린다.
영화는 130분의 러닝타임 대부분을 독립군이 펼친 일본군 유인작전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데 할애했다. 풀숲에서 일본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가파른 언덕을 뛰어오르고, 절벽 틈새로 빠르게 이동하는 독립군의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지며 마지막 대규모 전투장면에서는 통쾌한 쾌감을 안겨준다. 제작진이 15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찾아낸 봉오동 계곡과 닮은 지형이 눈길을 끌며 영화의 사실감을 높여준다. 하지만 치밀한 유인작전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해되지 않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영화에서 일본군은 살아있는 호랑이 배를 가르며 노인, 임산부, 아이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양민을 학살하는 등 잔혹하게 그려졌다.
반면 독립군은 서로를 챙기며 포로가 된 일본군 소년 병사를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모습으로 대비된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유해진은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친동생 같은 이장하와 동료들을 따뜻하게 챙기면서도 전투가 시작되면 커다란 항일 대도로 거침없이 일본군의 목을 날리는 황해철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표현해냈다.
류준열은 빠른 발과 정확한 사격 솜씨를 지닌 이장하를 절제된 연기로 보여주며 조우진은 맛깔나는 대사로 웃음을 선사한다.
일본군 역할은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코타로 등 일본 배우들이 연기했다. 카즈키는 최근 이 영화 출연과 관련해 우익 성향의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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