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일과 ‘核무기 공유협정’ 맺어야”

美국방부 산하 국방대 보고서
육·해·공 실무장교 공동 작성
“북핵 등 亞·太지역 위기 대응
비전략 核능력 공유방안 추진”

美합참 ‘核지침’에 이어 주목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이 북한 핵 위협 대응 차원에서 한국, 일본과 비전략(nonstrategic) 핵무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핵무기 공유협정’ 체결을 강력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6월 미 합동참모본부가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에 맞춰 작성한 ‘핵 운용’ 지침에서 “전투 중 한정적 핵무기 사용”을 적시한 뒤 나온 구체적인 운용계획 관련 연구 보고서여서 주목된다. (문화일보 7월 29일자 5면 참조)

미 국방대학은 지난 25일 발간한 ‘21세기 핵 억지력: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 작전 운용화’ 보고서에서 “북한의 약점 중 하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숫자와 핵 투사 가능 지역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라며 “김정은 정권에 북한 핵 위협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요격 미사일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고, 북한의 핵 공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숫자의 탄도미사일을 그 지역에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더 나아가 미국은 선정된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구체적으로 한국, 일본과 위기 상황 때 비전략 핵 능력을 공유하는 새로운 개념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이들 무기의 소유권을 유지해 (한국과 일본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조항을 준수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무기 비보유국인 독일, 터키 등 나토 5개국은 미국과 맺은 핵무기 공유협정에 따라 핵전쟁 발발 시 NPT를 탈퇴해 자국에 배치된 미국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정치·군사적 제한 요소를 고려해 (동맹국이 직접 미국 비전략 핵무기를 사용하는) 나토식 모델을 그대로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전술핵 무기 공동 사용 권한은 부여하되 투사는 미국이 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이 방식(비전략 핵무기 공유)은 북한에 대한 추가 억지 효과를 가진다”며 “가장 큰 장점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에 대한 압박을 증대시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 육·해·공군 실무장교가 합동으로 작성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