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은 상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배경 사진). 작은 사진은 2014년 6월 25일 미국 노스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한 미군 병사가 미니트맨-3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2017년 8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은 상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배경 사진). 작은 사진은 2014년 6월 25일 미국 노스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한 미군 병사가 미니트맨-3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美 국방대 ‘핵무기공유’ 보고서… 논의되는 방식은

나토는 동맹국서 직접투사 가능
美 군부 동북아 새 전략과 연계
한반도 核 재배치 필요성 거론

새모어 “정치적 지지 없다면
각국 내부분열…현실화 쉽잖아”
中·北 강력반발 등 후폭풍 예고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이 한·미·일이 공동 운용하는 ‘핵무기 공유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북핵 대응방안으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6월 ‘핵 운용(Nuclear Operation)’ 지침에서 “전투 중 한정적인 핵무기 사용”을 적시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오는 8월 2일 미국의 미·러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이후 미국의 동북아 핵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북한이 미국의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와 미사일 배치 증강 계획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여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의 작전 운용화’는 현역 실무급 육해공군 장교들이 공동 작성한 것으로, 국방 실무급에서 사실상 ‘핵무기 공유’라는 형태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보고서는 한·미·일 ‘핵무기 공유협정’ 모델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적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터키 등 나토 5개국과 핵무기 공유협정을 맺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탈퇴해 자국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돼 있다. 다만, ‘동북아 모델’은 나토와는 다소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역시 동맹국이 직접 미국의 비전략(전술)핵무기를 투사하는 ‘나토 모델’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동북아 모델은 전술핵무기에 대한 한·일의 공동 사용 권한을 부여하되 투사는 미국이 하는 등 다양한 방향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도 ‘동북아 모델’ 운용 방식과 관련해 “한·미나 한·미·일의 핵잠수함을 통한 전술핵 배치 방식, 또는 ‘이스라엘 NCND(전술핵 배치 긍정도 부정도 않는) 모델’ 등 다양한 가능성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동북아 핵전략이 중국·러시아 견제 강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15년 4월 미·일 신가이드 라인을 통해 미·일 동맹 조정메커니즘을 만들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중거리 핵미사일 일본 배치를 환영하고 있다”며 “한·미·일 간 긴밀한 안보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도 “지금 상황은 한국 정·관계에서 대미 협상 카드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해야 하는 안보위기 상황”이라면서 “과거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는 한국의 사용권·결정권이 없었고 미군 자산만으로 운용했지만, ‘포스트-INF’ 시대에는 일본의 중거리 저강도 소형 전술핵무기 반입 논의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에 가까운 핵무기 공유 방안은 핵 비확산에 반하는 데다, 한·일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파괴무기 담당 조정관은 VOA에 “지금도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핵 공유 체계는 실현 가능하다”면서도 “한·일에 이를 뒷받침할 정치적 지지가 없는 한 논쟁적이고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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