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CIA가 역할 요구해
첨단장비로 영상 찍고 도청”
지난 2015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5월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사진) 목사가 “한·미 양국을 위한 스파이(간첩)로 활동했다”고 고백했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김 목사가 이달 서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30일 보도했다. 김 목사는 인터뷰에서 “(한·미) 정보기관들은 탈북자들이 제공한 정보가 불완전하다고 봤다”며 “그들은 내게 북한 내부에서 ‘안테나’ 역할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미국의 이해와 관련한 사안에 대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했고, 국가정보원도 한국을 위해 일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카메라가 장착된 시계로 영상을 찍었고, 전자기파 감청 장비를 이용해 세세하게 도청을 할 수 있었다”며 “CIA는 위성사진을 통해 나진항에서 의심스러운 선박을 감시하면서 내게 초근접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선박이 무슨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파악해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2015년 10월 간첩 및 체제 전복 혐의로 북한 나선에서 체포됐으며,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은 뒤 복역하다가 지난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한국계 미국인 김상덕·김학송 씨와 함께 미국으로 귀환했다. 김 목사는 북한에 체류하던 2016년 3월 북한 평양에서 “남조선 정보 모략꾼들의 지령을 받고 공화국의 당, 국가, 군사 비밀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그들에게 넘겨주는 간첩 행위를 감행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 목사는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당시 기자회견 진술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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