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금리 시기엔 채권가격 올라가
美中무역분쟁·중동불안도 원인

브라질·인도 등 신흥국채권펀드
연초 이후 10.49% 수익률 올려

美, 경기호조 상황 지속되면서
투자등급 회사채도 주목해볼만


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유동 자금은 주식보다는 채권, 국내보다는 해외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전 세계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채권 시장은 미소를 짓고 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면 채권가격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수익이 커진다. 글로벌 자산이 채권에 몰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거래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결제 금액 중 유로시장 채권 결제액은 지난해 상반기 294억9000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521억4000만 달러로, 미국 채권은 81억1000만 달러에서 135억 달러로 늘었다.

◇금리 하락 시대, 고수익 안겨주는 신흥국 국채 유망

금융투자업계에 종사 중인 임원 A 씨는 2년 전부터 브라질 국채에 투자해 오고 있다. 그는 “국내 주식은 상승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데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하고 있는 데 비해 브라질 국채는 높은 이율과 비과세가 장점”이라면서 만족을 표시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신흥국 국채가 유망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미 기준금리가 평균 6∼7%, 혹은 그 이상으로 높게 형성된 신흥국의 경우 금리 인하 폭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수익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등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거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신흥국의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7월 해외채권시장은 주요국 모두 강세 랠리였지만 8월에는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선진국 채권은 강보합, 신흥국 채권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와 공습 가능성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계속되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재부각 불확실성,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제재 확대 우려 등도 채권 강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본격 금리 인하 시기에 유망한 채권으로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채권 등을 꼽았다.

글로벌 자금도 신흥국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거시경제조사기구에 따르면 지난 6월 아세안 4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과 베트남 등의 신흥국 6개국에 자본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유입액은 지난 5월 10억 달러에서 136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이 중 111억 달러는 채권시장으로 유입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30일 기준으로 10.49%다. 국내에 출시된 29개의 신흥국 채권은 대부분이 달러 표시 채권이지만, 로컬 통화 표시 채권 펀드도 4개 있다. 멀티에셋삼바브라질채권 펀드는 연간 14.5%, 미래에셋인도채권 펀드는 연간 13.9%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머징 국가에서 발행하는 연 6% 수준의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 펀드’의 31일 수탁액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A클래스 기준 환노출형 17.66%, 환헤지형 11.37%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이머징 채권시장은 경제 펀더멘털이나 수급, 정부의 금리정책 등 우호적인 환경 측면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미국 채권

경기가 하강 흐름을 보이면서, 상대적 안전 자산이면서 양호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 채권 혹은 달러 표시 채권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지만 경기는 글로벌 경기에 비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어서 이를 ‘보험성 조치’로 보는 시각도 크기 때문이다. 경기가 둔화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채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은 금리 인하에 더해 경기는 양호한 상황으로 지속하면서 국채와 회사채가 동반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등급 회사채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경우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가 겹쳐 더욱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미국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 금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며, 주요 투자 대상은 미국 국채 만기 1년 이하 종목이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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