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등 실태 고발

‘한류 붐’과 더불어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식당이 종업원들의 열악한 대우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반찬의 잇따른 리필을 무한대로 해주거나 옆에서 계속 고기를 구워주는 등 종업원들의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인 데다, 식당이 어려울 때 직원도 함께 고생해야 한다는 ‘한국식 사업방식’으로 종업원의 임금을 체불하는 등 고용주들의 ‘횡포’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외국 언론에 소개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의 대만계 칼럼니스트 프랭크 사이영은 지난달 29일 칼럼을 통해 코리아타운 내 한식당 종업원들의 노동강도 및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식당 노동자들은 최대 스무 개가 넘는 종류의 반찬 등을 마련하고, 이를 추가 요금 없이 몇 차례나 공급하기 위해 약 5분간 10여 차례나 테이블을 오가야 하며, 홀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가며 관리해주는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 수많은 반찬 그릇과 고기를 구운 불판이 쌓이면서 설거지 강도도 높은 편이다. 어느 종업원들은 불판의 찌든 때를 벗기기 위해 강한 세제 등을 사용하다 이게 눈에 튀어 시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기도 한다고 사이영은 지적했다. 점심시간과 저녁 시간 사이에 약 두어 시간의 휴식 시간이 있지만, 대다수 직원의 집이 직장에서 한 시간 이상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긴 어렵다. 한식당 업주나 매니저들의 경우 소위 ‘빨리빨리’ 일할 것을 종업원들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식당 내 긴장도도 다른 곳보다 강한 편이다.

이 같은 힘든 노동 강도에도, 한식당 종업원 상당수가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이를 착복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칼럼은 소개했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임금 노동자들이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급여는 1년에 약 14억 달러에 이르고, 미국 UCLA대의 조사 결과 89%의 임금노동자가 임금 지급기준 위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상당수의 한식당 종업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KIWA 등에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식당 종업원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현재 노무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스티븐 영은 “한식당 노동자들이 임금 미지급에 관한 내용을 출력하려고 하면 매니저들이 (관련 자료가 든) 컴퓨터를 꺼버리거나 출력 버튼을 없애 버리는 등의 방해공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색인종이고 미국 시민권자가 아닐수록 임금체불이나 관련 불이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상당수 한식당이 미국 노동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칼럼은 전했다. 미국 내 한식당의 악명은 과거에도 높았는데, 지난 1998년 연방정부에서 미국 내 한식당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법을 어기지 않은 한식당이 단 두 곳밖에 없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업주들도 치솟는 임대료와 재료비 등으로 마냥 편하게 사업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최근 코리아타운 내 상가 임대료는 1층 기준 제곱피트당(0.028평) 월 3∼4달러 수준으로 핵심 상권의 경우는 제곱피트당 6∼7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평균 20% 정도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세입자의 부담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사업자가 비용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임금체불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업주들은 어려울 때 직원이 함께 고생해야 하는 한국식 사업방식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한때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던 KIWA는 동포를 외면한 채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을 돕는 단체라며 업주들로부터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는 비난까지도 받았다. 그러나 더 이상 한국식 사업방식이 통하지 않고 이들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이영은 이에 대해 음식값 인상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영은 “한식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해 왔고, 나 역시도 기꺼이 더 많은 음식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며 “한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팁으로 (음식값의) 30%를 책정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