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일본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왼쪽 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평화헌법 개정 필요성 등을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일본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왼쪽 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평화헌법 개정 필요성 등을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AP연합뉴스

- 정부 다각도 대응

“日 경제보복 조치 극복해낼 것”
文대통령, 강한 극일의지 표명
산업계 지원 비상체제도 지시
靑 ‘화이트리스트’ 대응 총괄
김상조·윤건영 ‘투 톱’ 체제로

4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 개최
중장기적 종합대책 발표 계획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하는 일본 각의 결정이 난 뒤 곧바로 오후 2시 긴급 국무회의 소집을 지시하는 등 엄중 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청와대와 정부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무회의에 앞서 연 브리핑에서 일본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앞으로 우리 정부는 이번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단호한 자세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부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 제품 관세 인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극복해 낼 것’이라는 강한 극일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추고, 정부가 산업계 등에 대한 총체적 지원에 나서는 등 비상체계 가동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결정은 과거사와 경제 문제를 연계시킨 처사로, 일본이 늘 주창해온 자유무역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력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한·일 협력은 협력대로 해결하자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일본에 신속히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나오라는 당부도 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일본 각의 결정이 이날로 예정되자 이번 주 잡힌 여름휴가를 취소했고, 이낙연 총리와의 회동(7월 31일)과 관계부처 장관회의(지난 1일) 등을 잇달아 열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제외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한다. 강 장관은 일본 각의 결정 후 현지에서 “일본의 결정은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이며 크게 우려한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이 지역에서 공정하고 차별 없는 무역을 확대하려는 공동의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을 최종 점검한 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피해를 보는 품목의 관련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R&D)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부품·소재·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 수출 상품 및 수출지역 다변화, 신산업 분야 육성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청와대는 내부에 상황 점검·관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및 상황반을 긴급 설치했다. 상황반은 김상조 정책실장이 이끌고, TF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팀장을 맡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총리도 3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추가 정부 지원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영향이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기계, 정밀과학 등으로 확대될 것을 대비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예산·세제·제도·입법 지원책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당·정·청은 4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관계장관회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해 일본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제보복’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및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정밀기계류와 같은 품목의 구매처 변경 등 다양한 카드의 사용이 거론되고 있다.

이외 여권 안팎에서는 향후 일본 수출규제의 맞대응 카드로 지소미아 파기가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보여왔던 만큼 본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전날 태국에서 “일본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유민환·박정민 기자 yoogiza@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