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보다 비싸 부담 우려
사실상 대체재 없는 품목도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공포가 현실화하면서 화학·기계·배터리 업계에서도 일본발(發)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어떤 품목이 수출규제 강화 대상에 추가될지 예의 주시하면서 수급 다변화 검토 등 대체재(대체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유·무형 상 비용 부담이 커질 우려도 상당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재·부품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정밀기계 등 관련 산업이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화학·기계·자동차 부품·비금속 등 48개 주요 수입 품목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체 수입액 중 일본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등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를 가정해 대책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4대 요소인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은 이미 국산화와 공급 다변화가 상당 부분 이뤄져 수출 규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가장 우려되는 부품은 파우치 필름이다. 배터리 소재들을 감싸는 핵심 부품으로 배터리 안정성을 좌우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일본의 ‘DNP’ 등으로부터 파우치 필름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국내산 품질은 일본산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사실상 대체재가 없다는 얘기다.

제조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로봇 등 정밀 기계도 일본 의존도가 높다. 독일 등 유럽산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일본산보다 비싸 비용 부담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당시 고객사가 스펙(사양)을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아 로봇 등 부품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정유 화학 업계도 자일렌과 톨루엔 등 수입처 다변화를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들은 물류비용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일본산을 많이 들여왔는데 최근 중동과 중국, 국내산 등으로 대체재를 살펴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일본 기업에도 자해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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