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강제징용 사과를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서울겨레하나 회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강제징용 사과를 요구하면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시민 반발 확산

‘NO 아베’ 피켓 든 연합조직
내일 일본대사관 앞 3차 집회
대학생단체도 日 규탄 대열에

“양국 대립땐 결국 시민에 피해
국가 전략적 관점서 문제해결”
‘이성적인 대응 필요’ 지적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한 2일, 한국 시민사회는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 부당성을 지적하며 대거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잉으로 치닫는 민족주의 대결이 자칫 양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며 이성적 대응을 주문했다.

‘역사왜곡·경제침략·평화위협 아베규탄 시민행동’(아베규탄시민행동)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다음 날인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3차 촛불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은 민주노총·전국농민회총연합·한국YMCA전국연맹·흥사단·정의기억연대·한국진보연대 등 600여 개 시민단체가 참가한 대규모 연합 조직이다. 오는 3일 예정된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에는 행사 참가자들이 일본대사관에서 종로를 거쳐 조선일보 본사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산하 단체 간부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협박 택배를 보낸 피의자로 검거돼 논란이 일었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도 일본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대진연은 국민주권연대와 함께 3일 오후 4시 청와대 앞에서 ‘반일 반자유한국당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강경 대응을 지지한다”며 “반일 운동에 온 국민이 총단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사회가 냉정을 잃지 말고 이성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진보 성향 단체가 민족주의적 반일감정을 부추겨 한·일 대립 구도를 만드는 것은 국익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일본과 경제 전쟁을 벌이면 가장 어려운 처지에 빠지는 것은 서민들”이라며 “기업이 어려워지면 근로자와 서민들이 피해를 입는데, 그 점을 고려해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과거 정권에서 맺은 국가 간 협상을 존중해야 한다”며 “협상 테이블에서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부터 다시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거시적 안목에서 냉정하게 원인 진단을 하고, 정부 차원에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중에게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관제 민족주의는 해법이 아니다”라며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표의 유불리를 계산하며 선거에 이용하려는 태도는 안이한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연·최지영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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