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0억달러 中제품에 관세폭탄’ 파장

협상 순조롭게 진행 안될 땐
관세 25%이상으로 오를 수도

중국서 생산되는 애플 직격탄
美기업 ‘脫중국’ 가속화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사실상 결렬 후 하루 만에 3000억 달러(약 356조7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대중 무역 전면전에 나섰다. 장기전을 노리는 중국에 조기 협상타결을 압박하는 카드인데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 제품 전체에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은 무역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중국에 협상타결을 압박하는 ‘최후통첩’으로 분석된다. 그는 관세 부과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에 이르기에 충분할 정도로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의 협상 태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7월 30∼3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재개됐던 미·중 12차 고위급 협상은 오는 9월 협상 재개 합의 외에는 양측 입장 차만 확인하고 성과 없이 종료됐다. 협상 직전 자신이 재선되면 무역합의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새 협상 전략에 한 단계 더 강도 높은 압박카드로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번에 제시한 10%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돼 25%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식으로 향후 협상의 여지는 남겨 놓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왔었다. 공산품이나 중간재에 집중됐던 기존 관세 부과 품목들과 달리 이번 관세 부과는 애플 아이폰 등 소비재 전반이 포함되는 만큼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추가관세율을 10%로 결정한 이유로 꼽힌다.

어떻든 오는 9월 1일 4차로 3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기존 2500억 달러어치에 더해 사실상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 전체에 고율(10∼25%) 관세폭탄이 떨어진다. WSJ에 따르면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는 450억 달러 규모의 휴대전화 및 관련 제품, 390억 달러 규모의 노트북·태블릿, 54억 달러 규모의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이 포함된다. 특히 관세 부과 시 아이폰 XS 가격이 약 40달러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아이폰 물량 대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애플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9월 이후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 전체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애플을 비롯해 미국시장 비중이 큰 주요 제조업체들의 탈중국 현상도 빨라지게 됐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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