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단체 근절 촉구

“서울대 학부생 출신이 아니면
석사 졸업못한다는 제보까지”

미대 대학원생 극단 선택 관련
서울대 “잘못된 인식은 조치”


“서울대 학부생이 아니면 석사 졸업도 못 하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신 A 씨가 제보를 해왔다.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 미술대학 대학원생 B(30) 씨가 평소 비(非)서울대 출신으로 따돌림을 받은 정황이 나왔다는 뉴스에 대해 “비슷한 일을 당했다”며 내부 고발을 해온 것이다. 타 대학 출신인 A 씨는 “승진 시기가 되자 교수들 사이에서 타 대학 학부 출신인 지도교수를 내쫓으려 했고, 덩달아 저의 논문도 심사해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강의실을 나가 교내 작업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B 씨는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졸업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해당 제보에 대해 “서울대에는 오랫동안 서울대 학부 출신을 우대해 대학원생이나 교수로 선발하는 순혈주의 폐단이 있어 왔다”며 “순혈주의의 폭력적 차별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에 따르면 서울대의 ‘순혈주의 폐단’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대 학부 출신이 아니면 대학원생이나 교수로 선발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의대나 법학전문대학원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분명한 분야에서는 더 심각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2016년 기준)은 진료교수 채용에서 58.4%를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뽑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나 임상강사로 재직한 경우를 포함하면 서울대병원 출신자 비율은 80.9%에 달한다. 감사원은 “진료과장 개인의 추천 여부가 진료교수 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울대나 병원 출신이 아닌 이들은 공정한 응시기회를 얻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 감사에서는 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자녀를 국제학술지 논문 공저자로 등록한 데 이어 자신에게 논문 지도를 받은 ‘후배 교수’에게 자녀의 편입학을 청탁한 의혹도 드러났다. 편입학 당시 면접위원 5명 중 3명은 서울대 수의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수의대는 전국에 10곳뿐이고, 서울대의 영향력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10명 중 6명(63.8%)은 서울대 출신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대의 이러한 자교 출신 중심주의, 순혈주의가 또 다른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며 “신입생들에 따르면 학부 내에서도 지균(지역균형선발특별전형), 기균(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 수시, 정시 등으로 동기를 구분하고 서열을 정하면서 노골적인 무시와 차별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서울대 평의원회의 ‘기균 학생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이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은 친구나 선후배 등으로부터 “쉽게 들어왔네” “꿀 빨았네” 등의 말을 듣거나 선입견을 두려워해 기균 입학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미대의 경우 비서울대 출신이 절반을 넘는 등 순혈주의가 강하다고 하긴 어렵다”며 “학내 잘못된 인식에 대해서는 교육 등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족과 잘 얘기됐고, 조만간 B 씨에 대한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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