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기가 중첩되는데도 집권세력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야당에는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도 된다. 이런 국내정치적 측면이 아니더라도 야당은 집권세력의 잘못을 견제하고 더 나은 대안(代案)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무겁다. 그런데, 현재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현역 국회의원들의 알량한 기득권 챙기기와 집안싸움이 더 돋보일 정도다.

무엇보다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는다. 지난달 17일 일본 경제보복과 관련된 의원총회가 상징적이다. ‘원인과 해법’이라는 행사명이 무색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끝났다. 전문가들의 강의를 듣고 그만이었다. 내세울 만한 대안을 만들 역량이 없다면 밤새워 토론하고 고민하는 ‘쇼’라도 국민에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많은 의원이 중간에 빠져나갔고, 다음 날 있을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의 청와대 회동에서 ‘정치 보복 멈춰달라’는 얘기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지금 한국당에 수두룩하다.

그대신 총선을 앞둔 제 몫 챙기기는 한창이다. 계파 움직임도 있다. 황교안 대표가 1일 “당을 망치는 계파적 발상과 이기적 정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대여 관계에서 협상력도 정치력도 상상력도 안 보인다.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책임이 무겁다. 계파적 발상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오직 능력으로 국민과 당의 평가를 받도록 하는 일이다. 그 뒤에야 당 통합이든 보수 통합이든 시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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