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주택환경 실험실 가보니
실내에 온도센서 2000개 설치
눈으로 볼 수 없는 기류 점검
에어컨켜자 3초만에 냉기퍼져
일반제품보다 46% 빨리 냉방
지난달 25일 찾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생활가전 연구동의 주택환경 실험실. 무풍에어컨의 기류실험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원들의 모습에서 올 여름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능으로 ‘찜통더위’를 소리도, 바람도 없이 날리겠다는 열의가 읽혔다.
주택환경 실험실은 붉은 벽돌에 창문으로 꾸민, 실제 일반 한국가정과 똑같은 주택환경이다. 실내는 한국 여름 평균온도인 35도. 미세한 온도 변화를 측정해주는 약 2000개의 온도 센서가 50㎝ 간격으로 촘촘히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초창기 개발 때부터 함께하면서 이곳에 10년 넘게 상주해 온 황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연구원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기류를 다루는 개발자들의 눈이 되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말 무풍으로 냉방이 가능할까’의구심이 들었다. 불을 끄고 안개를 만들어 내는 포그머신(Fog Machine)과 레이저를 켜자 무풍에어컨에서 나오는 기류가 위·아래로 고르게 퍼지면서 마치 물감이 물 위에 번지듯 단 3초 만에 방안 전체를 가득 채웠다. 바람의 면적과 전체 방안으로 퍼지는 속도가 직풍에어컨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무풍에어컨의 숨은 공신은 ‘서큘레이터’예요. 에어컨 앞에 선풍기를 놓아서 공기를 순환시키는 소비자들의 사용패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에어컨 하부에 서큘레이터를 장착해 아래로 가라앉는 공기를 빨아들여 이를 다시 찬공기로 내뿜는 방식으로 보다 빠르고 고르게 바람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업계 최초로 서큘레이터 장착으로 바람이 나오는 면적도 기존 대비 3배 넓혔다고 한다. 1차선 도로를 8차선으로 확장한 셈이다. 저항이 줄어든 만큼 바람의 손실도 없어지자 기존 에어컨 대비 46% 정도 더 빠르게 냉방이 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무풍에어컨의 ‘바람 길’을 맡고 있는 전면의 미세 바람구멍(에어 홀) 연구에도 오랜 기간이 걸렸다. 가장 성공시키기 힘들었던 공정으로 꼽힌다. 5년의 연구 결과 2016년 첫 제품은 13만 5000개, 올해 신제품은 1㎜의 미세홀 27만 개로 완벽에 가까운 ‘무풍’을 만들어 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똑똑한 두뇌’도 장착했다. 음성인식을 통해 가족 구성원을 파악해 평소 선호하는 온도로 자동 조정해주고, 사물인터넷(IoT)으로 거실의 모든 가전을 연결시켜준다. 이경주 삼성전자 에어컨 상품기획 담당은 “에어컨은 거실의 허브”라며 “냉방부터 공기청정까지 365일 내내 쾌적한 공기를 만들어주는 ‘4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무풍이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이 담당은 “‘기류의 과학’인 에어컨 100년 역사상 처음 직바람이 아닌 ‘무풍(無風)’으로 에어컨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노력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수원 =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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