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반도체 생산라인 찾아
崔, 계열사CEO와 대응논의


일본의 추가 경제 보복 조치가 나오자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긴급 비상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재점검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6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왼쪽 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사업 현장을 찾아 본격적인 ‘비상경영’에 착수했다. 이 부회장은 경기 평택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한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충남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이 난 이후 첫 근무일인 5일 오후 전자 계열사 경영진을 긴급 소집해 회의를 열고 추가적으로 미칠 파장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위기일수록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는 ‘초격차’ 전략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정면 돌파 의지를 표출했다. 그는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 사장단과 전자 관련 계열사도 여름 휴가를 미루고 위기 극복에 힘쓸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 T타워에서 16개 주요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 회의를 주재했다. 통상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진행된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를 최 회장이 직접 주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일본이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오는 28일 시행할 경우 당장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포함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배터리 생산 시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회장은 회의에서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위기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꿔온 DNA가 있으므로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참석한 CEO들은 반도체 등 주요 관계사 사업에서 예상되는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고,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점검했다.

권도경·이은지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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