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파동에 마련
앞쪽 4개 숫자는 산란일자
중간 5자리는 생산자 번호
맨끝 숫자는 사육환경 표시
기존엔 지역·농장명만 기재
생산이력 추적 어렵자 보완
날짜 미표기 15일 영업정지
변조땐 허가 취소·제품 폐기
달걀만큼이나 우리 식탁에서 친근한 반찬은 없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영양 식품인 데다 조리법이 다양하고 맛도 좋다. 가격마저 큰 부담이 없다. 게다가 다이어트식이나 성장기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이용되니 그야말로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식품이다. 그만큼 우리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용한 식품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유럽에서 발생한 달걀 내 살충제 성분(피프로닐) 검출 사건의 파장이 국내로까지 확대되면서 달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깨지고 다시금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제기됐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조류인플루엔자 시즌에 달걀을 장기보관한 뒤 포장일자를 새로 표기해 유통하는 등의 해묵은 문제나 밀집사육 등 동물복지에 대한 우려도 드러났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산자단체, 유통업협회, 소비자연합 및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여러 차례 숙의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 회복과 안전하고 신선한 달걀의 생산·유통 관리를 위해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를 추가로 표시하기로 했으며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3일부터 전면 시행을 앞두게 됐다.
7일 식약처에 따르면 23일부터 ‘달걀 껍데기의 산란일자 표시제’의 전면 시행으로 산란일자가 표시된 달걀만 유통·판매될 수 있다. 소비자는 시장과 마트 등에서 산란일자를 확인하고 신선한 달걀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산란일자 표시제가 전면 시행되면 달걀 껍데기에는 산란일자 4자리 숫자를 포함해 생산자 고유번호(5자리), 사육환경번호(1자리) 순서로 총 10자리가 표시된다. 소비자는 달걀 껍데기에 표시된 앞쪽 4자리 숫자를 통해 산란일자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걀 껍데기에 ‘0823M3FDS2’가 표시됐다면 산란일자는 8월 23일이다. 그리고 생산자 고유번호는 ‘M3FDS’이다. 이 번호는 가축사육업 허가·등록증에 기재된 고유번호다.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위해예방’ 탭에서 ‘달걀농장정보’로 접속해 생산자 고유번호를 검색하면 실제 생산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한 자리는 1∼4 사이의 숫자로 돼 있다. 달걀 껍데기의 마지막 10번째 자리에 1이라고 적힌 것은 해당 달걀이 방목장에서 닭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키우는 사육환경에서 생산됐음을 의미한다. 일종의 동물복지가 지켜지는 환경에서 생산됐다는 얘기다. 숫자 2는 닭장과 축사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환경, 3은 기존의 빽빽한 닭장에 비해 밀도 등이 다소 개선된 환경, 4는 닭장에서 닭을 키우는 케이지 면적이 0.05㎡당 1마리 수준인 기존의 닭장 환경을 의미한다. 달걀 껍데기에 표시되는 10자리 정보는 순서대로 나열해 1줄로 표시하거나 산란일자와 그 나머지 정보를 4자리, 6자리씩 나눠 2줄로 표시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생산 지역과 농장 이름만 기재돼 있어 정확한 생산이력 추적이 어려웠으나 생산자 고유번호와 사육환경번호 표시를 통해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를 소비자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 언제 낳은 달걀인지도 알 수 있는 산란일자가 추가됨으로써, 소비자들은 신속한 이력 추적과 함께 신선한 달걀을 쉽게 고를 수 있게 됐다.
달걀 산란일자 표기는 유예기간을 거치면서 점차 준수율이 확대되고 있다. 전면 시행을 약 한 달 앞두고 가장 최근에 달걀을 취급하는 전국 930여 개 판매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3차 실태 조사(7월 15∼17일) 결과에 따르면 유통 달걀의 산란일자 표시율은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8∼20일에 진행된 1차 조사 당시의 84%에서 소폭 확대된 수치다. 다만 중·소형마트의 경우 전면 시행 때까지 산란일자 표시가 더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1차 조사 당시 98%였던 표시율이 3차 조사에서 99%까지 확대되는 등 완벽에 가까운 표시율을 나타냈지만 중·소형마트는 3차 조사를 기준으로 표시율이 69%에 그쳤다. 1차 조사 때의 58%에서는 크게 확대된 수치지만 전면 시행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100%가 달성돼야 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유예기간을 6개월이나 둔 만큼 23일 이후에는 산란일자 표기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업체 등에 엄격한 처벌이 이뤄질 예정이다. 식용란을 생산·취급·판매하는 업체들에서 달걀의 산란일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에는 5∼15일간의 영업정지와 함께 적발된 달걀의 폐기 조치가 취해진다. 산란일 미표기에 따른 처분은 적발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영업정지 기간이 늘어나 최대 2개월까지 영업정지 조치가 취해진다. 산란일을 실제와 다르게 변조해 기재하는 경우에는 훨씬 엄격한 처벌이 이뤄진다. 적발 업체의 영업허가·등록이 취소되거나 영업소 폐기와 함께 해당 제품 전량 폐기 조치가 취해진다. 추가로 사업자 등록이 되지 않은 판매자가 산란일이 표시되지 않은 달걀을 진열·판매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가중처벌이 이뤄지는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산란일자 표시제도는 앞으로 달걀 재고가 쌓일 거라는 우려와 달리 유통·판매 시스템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신선하고 품질 좋은 달걀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정보는 표시 사항을 통해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식품 표시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보다 나은 식품 소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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