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곳 전망치 평균 0.1%P 내려
10곳은 “1%대에 그칠 것” 예상

韓·日 무역마찰로 리스크 확산
美·中분쟁 등 글로벌 악재 겹쳐


한국 경제가 한·일 무역 분쟁, 미·중 무역 전쟁 확산 여파에 내부적 요인까지 겹쳐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성장률 전망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시계 불확실성의 상황 때문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한·일 및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가운데 일부 내부 요인이 가세했다는 이유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또다시 기존의 2.1%에서 0.1%포인트 하향했다. 최근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3개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달 기준 2.1%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이들 중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달 들어 리스크(위험)가 확산하면서 성장률 전망이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글로벌 기관들은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2.4∼2.5%)나 한국은행의 전망치(2.2%)가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처지다. 이럴 경우 1%대 후반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2009년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한국 배제 조치에서 촉발한 한·일 무역 갈등이 투자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세계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가 생산과 민간 투자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술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일본의 이번 조치로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4% 감소하고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100억 달러(약 11조7820억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한·일 무역 이슈의 영향’ 보고서에서 기존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2%에서 1.8%로 낮추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 경제가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제 흐름마저 좋지 않다. 각 기관은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공급체인 변화에 따른 투자 둔화 약화 등은 한국의 수출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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