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처구니없는 안전사고로 인명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얼마 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지하 40m 배수시설에 내려갔다가 기습폭우로 상류의 수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유입된 빗물에 휩쓸려 숨졌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생중계돼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던 광주시 클럽 구조물 붕괴사건이 일어난 지 나흘 만이다.

감독기관이 제대로 관리해 안전 확보 조치를 취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다. 최근 1~2년 새 안전 부주의로 인한 대형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로 15명이 죽거나 다쳤고,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월에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46명이 사망했다. 이후에도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서울 아현동 KT 통신구 화재 등이 이어졌다. 이들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 허술한 관리·점검, 초동대처 미흡 등이 판박이다.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재난에 상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다짐과 달리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사고만 터지면 안전점검 강화 등을 외치며 법석을 떨지만 며칠 지나면 그만이다. 5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제도 개선과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 점검에 대한 요구가 거셌지만 무엇이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윤기홍·충북 청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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