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25% 인상 가능하지만
인상땐 정부 지원금 등 불이익
11년 동결에 교수영입 등 차질


‘반값 등록금’ 정책 이후 대학들은 11년째 등록금을 사실상 동결하고 있다. 법적으로 등록금 인상이 금지돼 있는 건 아니다. 현행법상 대학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내에서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4년제 대학 196곳 중에서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는 5곳뿐이다. 등록금을 동결하지 않으면 재정지원 사업과 국가장학금 혜택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약 668만 원이다. 교육부의 ‘2019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산정 방법’에 따르면 대학들은 등록금을 최대 2.25%까지 올릴 수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16년 1.0%, 2017년 1.9%, 2018년 1.6%로 3년간 평균이 1.5%에 이른다. 여기에 1.5를 곱하면 2.25%가 나온다. 금액으로 따지면 15만 원가량 인상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97%는 동결이나 인하를 선택했다.

재학생이 2만 명 정도인 서울 A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수년째 연 830만 원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만약 법정 한도인 2.25%까지 인상이 가능하다면, 연 19만 원 정도 인상할 수 있었다. 총 38억 원 규모다. 하지만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은 50% 정도이고, 심한 곳은 70%다”며 “법이 정한 수준만이라도 인상을 허용하면 될 텐데 그것도 안 된다고 하고, 결국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의 오랜 ‘곡소리’에도 정부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월 “등록금을 풀거나 자율화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선택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 보수 정권에서도 반복됐던 내용이다.

한 대학교수는 “관련 부처에 왜 등록금 인상을 못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윗분들이 싫어해서 못한다’는 답을 들었다”며 “결국 선거, 표를 인식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더 이상 외국에서 공부한 교수들이 국내 대학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며 “대학사회가 곪아가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시대, 지식기반사회를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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