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 진상조사 결과발표

“초동조치때 현장확인 지연
압수수색에선 졸피뎀 놓쳐
검거영상도 절차없이 유출”

중대범죄 종합대응팀 운영


경찰이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박기남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과 해당 서의 형사과장 등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감찰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현장보존과 압수수색 등 일부 수사가 미흡했다는 점검 결과에 따른 것이다. 또 경찰은 고유정의 체포 영상이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된 사실도 인정, 수사 책임자들에 대해 감찰조사를 의뢰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및 교육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7일 경찰청은 이번 진상조사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 관련 기능 합동 현장점검단이 제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종 초동조치 및 수사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박 전 서장과 해당 서의 형사과장 및 여성청소년과장 등 수사 관계자 3명에 대해 감찰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의 이 같은 조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선제적 대응인 것으로 관측되지만, 경찰의 수사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최종 목격자와 장소에 대한 현장 확인이 지연됐고, 압수수색 시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며 “피의자 검거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체포 당시 영상 유출 논란과 관련해 경찰은 박 전 서장 외에 다른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감찰조사를 의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중요사건 초기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대응팀을 운영할 방침이다. 경찰은 중대범죄의 경우 경찰청이 직접 수사 지휘에 나서는 등의 내용을 담은 ‘중요사건 초기 위기관리 종합대응팀 운영 지침’을 마련, 지난달 30일 일선 서에 배포한 바 있다. 경찰은 또 실종수사 매뉴얼도 개선하는 등 제도 개선과 함께 관련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 사건 초동수사, 압수수색 등의 과정에서 범행 장소인 펜션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고유정의 청주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졸피뎀 약봉지 등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실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유정의 현 남편 A 씨 역시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해달라”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고유정의 체포 영상이 언론에 유출된 것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월 1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경찰이 고유정을 체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공보규칙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박 전 서장이 체포 영상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8일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체포 당시 영상을 개인적으로 제공한 행위는 경찰 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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