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21세기 들어 가장 큰 격변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이다. 우선, 지난 100여 년 동안 이 산업을 지배했던 내연기관 자동차가 지구온난화와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로 바뀌고 있다. 친환경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부품이 3분의 1 이상 적어서 친환경차 생산이 본격화하면 산업의 총고용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더 큰 변화는, 자동차의 근본 성격이 바뀐다는 점이다. 현재의 자동차는 탑승자가 운전하는 기계적 이동 수단이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스스로 움직이는 바퀴 달린 전자제품이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리는 자동차가 주변 환경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AI)이 발달함에 따라 자율운전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본다. 자율주행이 현실화하면 자동차는 소유의 대상이 아닌 대여의 대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미 타다와 쏘카는 차량 공유를 상징하는 ‘모두의 셔틀’로 자리를 굳히고 있고, 젊은 층의 자동차 구매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음을 업계에서는 경험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미래의 주된 수익 모델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의 일반화가 가져올 또 하나의 변화는, 운전으로부터 해방된 승객이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영화나 음악 감상 등 여흥을 즐기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자회사가 미래 자동차에 필요한 IoT, AI, 전자기기 등 핵심 역량을 보유하게 되면서 자동차산업 내 기업 간 지형도 바뀔 수 있다. 현재 완성차 기업들은 부품회사로부터 납품을 받는 ‘갑’의 위치지만, 현재의 충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미래에는 구글과 애플 등 전자회사가 제시한 디자인과 규격에 맞춰 ‘을’의 입장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단순한 하청 조립기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큰 변혁을 맞게 되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현재의 조립생산 중심의 제조업에서 종합적 이동 수단 제공자로 일종의 서비스업으로 변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세계 자동차 대기업 중 소수만이 이 변혁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 과제와 함께 최근의 한·일 무역분쟁과 급격한 경기침체는 자동차 기업에 급박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한국과 일본은 상호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최악의 무역 갈등이 일어난다면 생산이 제때 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현대자동차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 결과 조합원 70%의 찬성으로 8년 연속 파업을 앞두고 있다. 지금 한국의 자동차 기업은 격랑의 바다를 건너야 하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위기 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똘똘 뭉쳐야 한다.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을 다 같이 견디고 합심해서 전례 없는 변신을 이뤄야 할 시점에, 구성원들끼리 갈등이 있다면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경영자는 자동차산업의 격변하는 상황과 한·일 무역분쟁과 경기침체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구성원과 소통해 위기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도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기보다는 기업이 성공적인 변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경영자와 대화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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