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與圈)의 무분별한 ‘반일(反日) 선동’이 괴담 수준을 넘어 급기야 애국가까지 친일(親日) 낙인을 찍어 청산 대상으로 모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 주제의 공청회를 열고,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경제 전쟁’ 국면이지만, 이번 기회야말로 친일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주장했다.

공론의 장으로 포장했지만,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안익태 작곡의 현행 애국가는 부르지 말도록 선동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렇잖다면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이던 윤경로 한성대 명예교수를 발표자로 내세웠을 리도 없다. 윤 교수는 “안익태는 친일 행위뿐 아니라 친나치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그가 작곡한 애국가를 부르지 않게 하는 일이 “역사 정의 실현과 민족 정기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물론 안익태의 일부 친일 행적이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 민요 선율에 얹혀 있던 애국가에 창작곡을 붙여 사실상의 대한민국 국가가 되게 한 공적마저 없던 일로 돌릴 순 없다.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서훈한 이유다.

1948년부터 정부 공식행사에서 불려왔고, 2010년부터는 국민의례에서 제창하도록 대통령 훈령에 규정한 애국가의 폐기까지 선동하는 것은 파시즘을 방불케 하는 반일 광기(狂氣)가 아닐 수 없다. “국가 체제를 부정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도 달리 없다. “일본이 경제 전쟁을 넘어 무력 도발할 수도 있다”거나 “아베 정권에서 문재인 정권을 갈아치우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아베 정권이 물러나는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거나 하는 식으로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이 잇달아 극언으로 선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대중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씨가 “애국지사라도 된 것처럼 말하는데, 도대체 일본을 알고 얘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한 개탄이나마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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