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반대
金, 청와대 직접 설득해 추진

경기 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
민감현안때 경제부총리‘패싱’
세종官街 “기재부가 완패했다”


‘홍남기 패싱(건너뛰기)인가….’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가 12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방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정권에 지분이 있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다른 의견이 있을 때는 홍 부총리가 ‘연전연패’(連戰連敗)하고 있다는 의미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외에도 지난 5월 3기 신도시 구상을 발표했을 당시 국토부가 기재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양선과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에 대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도록 한 것도 홍 부총리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사례로 거론된다. 여기에 지난 6월 버스 파업을 막는 과정에서 김 장관이 홍 부총리를 배제한 채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3자 합의를 통해 광역급행버스(M버스)는 물론 일반광역버스까지 정부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해 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전격적으로 도입한 사례 등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와 기재부는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과정에서 “미·중 무역전쟁 및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경기가 급강하하고, 금융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일 우려가 큰 상황에서 당장 시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장관과 국토부는 “시중 유동성(돈)이 풍부한 상태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크게 뛸 우려가 크다”고 청와대를 직접 설득해 홍 부총리와 기재부 논리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 관가에서는 “기재부가 완패했다”는 말마저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라는 뜻만 접으면 이낙연 총리 후임으로 여성 국무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도 나온다. 어차피 김 장관이 경제부총리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무총리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 부처 관계자는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계기로 김 장관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홍 부총리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정민 기자 haedong@munhwa.com

관련기사

조해동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