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CCTV·런민르바오서
시위대의 폭력성 연일 부각
무력진압 정당성 확보 의도


10주째 주말 대규모 시위로 홍콩 사태가 격화하면서 중국 당국이 테러리즘으로 규정, 시위대의 폭력성을 규탄하며 무력 개입 가능성 검토를 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강력한 경고와 함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항공 대란을 일으킨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 사태는 12일 저녁 끝나면서 13일 오전 공항 운영이 재개됐다. 중국 당국은 홍콩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직원들의 시위 참여를 이유로 국유기업들의 이용을 금지했다.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홍콩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 주요 매체들이 시위대의 폭력성을 연일 강조하는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시위 성격이 폭동 수준으로 변모했다는 규정은 무력 진압의 불가피성이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읽히기 때문이다. 관영 중앙(CC)TV는 13일 아침 뉴스에서 홍콩 공항에서 불편을 겪는 승객을 현장 취재해 보도하면서 시위의 부작용을 강조했다. CCTV는 “시위대의 공항 점거로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또 “홍콩 당국은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불법 무기를 이용해 시위하는 것을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법에 따라 이런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이날 논평 등 4면 전체를 홍콩 시위 관련 기사로 보도했다. 런민르바오는 “홍콩 경찰들은 엄정하게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제지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공공질서를 수호하고, 사회 안정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언론은 특히 이번 홍콩 시위에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직접 거론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등 대만 독립 세력의 시위 지지도 지적했다.

미국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12일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어떤 폭력적인 단속도 전혀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자신들의 자치권과 자유를 침해하려 할 때 용감하게 중국 공산당에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토론토 TV 회견에서 “긴장을 낮출 필요가 있고, 현지 당국자들은 홍콩 시민들에 의해 제기된 매우 심각한 우려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주째 이어진 시위의 여파로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이 점점 더 두려워하고 있다”며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경제적 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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