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과 막말 도발이 점입가경인데도 문재인 정부는 정면으로 대응하긴커녕 되레 편들기에 나서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북한 도발에 대해선 또 침묵했다. 지난 7월 25일부터 5차례 계속된 북한 미사일 발사는 물론, 11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직설적 능멸조차 모두 별일 아닌 것으로 넘긴 셈이다. 북한의 일개 국장이 사실상 문 대통령을 겨냥하며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 “겁먹은 개” 등 옮기기조차 민망한 막말을 쏟아냈는데도, 심지어 청와대 핵심 인사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미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한 언어가 번역이 필요한 외국어나 되는 듯이 “북한 담화문은 통상 우리 정부가 내는 담화문과 결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고도 둘러댄 청와대는 과연 안보 의지나마 있기는 한 것인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문 대통령의 침묵 이유에 대해 “맞대응할 경우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의 반발을 부르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식으로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부터 그런 식이니, 대통령 직속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오는 9월 1일 취임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술 더 떠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 ‘비핵화의 전조(前兆)’ 운운하는 궤변도 버젓이 내놓지 않았겠는가.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역으로 보면 비핵화하겠다는 이야기인가” 하고 묻는 질문에 “바로 그거다”라고 단정했다.

북한이 “웃기는 것”으로 비하하며 굴욕을 안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변인을 통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느끼지 않고 있다”고 한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그런 식이어선 북한의 기고만장 도발을 더 부추길 뿐이다. 청와대부터 북한의 도발에 직면해서까지 비굴해선 안 된다. ‘거짓 평화’의 신기루만 좇지 말고, 안보 의지나마 제대로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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