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협상대표 내일 회동 주목
남중국해의 항행비용까지 추가

직·간접적 안보비용 요구 예상
韓美동맹 커다란 변곡점 전망


미국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연 50억 달러(약 6조550억 원)의 한국 측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해외 주둔 미군이 참여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방어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비용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측 분담금 협상 대표인 티머시 베츠 국무부 부차관보가 오는 20일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 같은 항목을 담은 명세서를 또다시 제시할지 주목된다.

19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7월 방한해 국방부·외교부 당국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과 미군 전략자산전개 비용은 물론, 호르무즈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등 해외 주둔 미군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안보 비용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한 명세서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미국의 해외 주둔 미군 비용에 대한 ‘글로벌 리뷰’ 보고서에 근거, 한국 측의 안보 분담 비중을 평가한 뒤 액수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군이 제공하는 국제안보 비용 전체를 동맹국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시작하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일본이나 독일 등 다른 동맹국과의 협상에서 본보기가 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최대한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이르면 8월 내로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팀 구성을 완료하고, 1차 협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미국 측 대표였던 티머시 베츠 부차관보가 18일 방한한 것도 협상을 하루빨리 개시하기 위한 사전 협의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베츠 부차관보는 한국 측이 새로운 협상팀 구성을 조속히 완료해 줄 것을 요청하고, 협상 일정 및 방식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실제로 50억 달러 전액을 요구한다면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동맹국에 제공했던 국제안보의 혜택을 비용 문제로 환원하겠다는 본격 신호로 평가되기 때문에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도 변화가 예상되며, 한·미 동맹에도 커다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한·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이 종료되는 20일 방한할 예정이어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계기에 판문점 방문이나 미·북 실무협상 일정이 현재로는 없는 상태지만, 북한이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할 경우 당국자 간 판문점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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