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인 18일 초당적으로 ‘DJ 정신’을 추도했다. 김 전 대통령도 과실이 없을 수 없지만, 여야는 각자의 입장에서 정치·외교·경제·복지 분야 업적을 평가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의 단점보다 장점을 적극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기념관을 짓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하는 등 국민 통합에 힘썼다. 이념·노선을 벗어나 최고 전문가들을 등용,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상황에서 신속히 벗어났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현금 살포식이 아닌 ‘생산적 복지’를 추구했다. 이런 실용적 정책들이 헌정사상 최초의 여야 정권 교체가 가져올 수 있었던 혼란·갈등을 최소화했다. 안보에 있어서도 한·미 동맹을 더 단단히 하면서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 협조까지 얻어 남북 정상회담 등 대북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대일(對日)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대신 미래를 보는 혜안으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는 또 지지층 반발에도 일본 대중문화 개방, 한·일 어업협정 개정을 마무리했다. 일본 대중문화에 흡수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반대로 우리 대중문화가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한류 물결을 일으키는 출발점이 됐다. 이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다. 보수·진보 양측으로부터 “독도 영유권이 약화된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한·일 어업협정을 개정하면서 독도를 포함한 바다를 한·일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한·일간 협력의 길을 전진시켜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대국(大局)과 미래를 보면서 항일·반일보다 극일을 택했던 것부터 배워야 한다. 여전히 일본 측에 문제가 많지만 위안부 합의 파기 문제, 대법원 징용판결 등에서부터 전향적 해법을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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