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커런트 워’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이클 섀넌, 톰 홀랜드, 니콜라스 홀트 등 국내에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영화 ‘커런트 워’(감독 알폰소 고메즈레존)는 제목 그대로 19세기에 벌어진 천재들의 ‘전류 전쟁’을 다뤘다.

당시 13시간 동안 켜져 있는 탄소 필라멘트 전구를 개발한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왼쪽 사진)과 기차의 에어브레이크를 만들어 큰돈을 번 조지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섀넌·오른쪽)가 각각 직류(DC)와 교류(AC) 방식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두 주인공의 성품과 사업수완 등을 교차시키며 자존심을 건 대결을 보여주는 구조가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개성 있는 배우들의 열연에 빠져들다 보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줄거리를 따라가게 된다.

자신을 무시하는 에디슨에게 자존심이 상한 웨스팅하우스는 안전한 직류를 고집하는 에디슨에게 맞서 적은 비용으로 전기를 멀리 보낼 수 있는 교류를 상용화하려 한다.

웨스팅하우스가 자신의 전구를 훔쳐갔다고 믿는 에디슨은 교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말을 죽이는 공개실험을 하며 웨스팅하우스를 공격한다. 두 사람의 감정 싸움이 극에 달한 가운데 시카고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게 된다. 에디슨은 비서이자 동업자인 새뮤얼 인설(톰 홀랜드)과 박람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나서고, 웨스팅하우스도 에디슨에게 퇴짜 맞은 니콜라 테슬라(니콜라스 홀트)의 전동기를 앞세워 입찰에 뛰어든다.

미국 유명 전기 업체와 자동차 회사 이름의 주인공들이 뛰어난 두뇌로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어내고, 경쟁 관계로 얽히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에디슨은 묵직한 발명왕의 모습보다는 자만에 가까운 쇼맨십으로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또 그의 열정과 가족애도 주요하게 다뤘다. 치밀하고 신중한 웨스팅하우스는 에디슨보다 속 깊은 인물로 그려지며, 에디슨을 보필하는 인설과 상상력의 천재로 불리는 테슬라가 두 사람의 경쟁에 지원군 역할을 한다.

컴버배치는 천재의 번득이는 재치와 화려한 언변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섀넌의 진중한 연기가 더해져 무게감 있는 작품이 완성됐다.

제작진은 에디슨 실험실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초상화와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의상을 사실적으로 만들어냈다.

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가씨’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해 19세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정 감독은 배우들의 특징을 살린 영상으로 천재들의 전쟁에 긴장감을 더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제작사인 미국 와인스타인의 하비 와인스타인 회장이 성 추문으로 물러나며 완성본 공개가 늦춰졌다. 이후 배급사가 바뀌며 올해 1월 해외 배급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컴버배치가 몇몇 장면의 재촬영을 요구해 다시 개봉 일정이 밀렸다. 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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