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8개교 교명 변경 신청

신입생 미달·취업률 하락 속
이미지쇄신·특화 자구책 마련
‘상업’·‘공업’·‘산업’등 대신
인기학과 명칭 내세우는 방식
최근엔 ‘조리’·‘콘텐츠’ 인기


‘상고’ ‘공고’로 대표됐던 특성화고(高)들이 옛 이름을 버리고 ‘새 명찰’을 달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취업률 하락 등으로 인기가 떨어지면서 부총리를 배출한 명문고인 덕수고(옛 덕수상고)가 문을 닫게 되는 등 기로에 선 특성화고가 자구책으로 이미지 쇄신과 특화에 나선 것이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8개 특성화고가 교명 변경을 신청해 내년 3월부터 다른 이름으로 새 출발한다. 지난해는 1곳에 불과했다. 대부분 ‘상업’ ‘공업’ ‘산업’ 등의 단어를 빼고 인기학과를 내세우는 방식이다. 인덕공업고는 인덕과학기술고로, 광신정보산업고는 광신방송예술고로 바뀌게 된다. ‘여(女)상’을 빼는 학교도 있다. 경기여상은 서울의료보건고로, 신정여상은 서울신정고로 이름을 변경했다.

신정여상 관계자는 “일반계 고등학교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현재 전국 42개 특성화고가 상고, 공고 등 특성화된 분야를 명시하지 않고 ‘○○고’로 이름을 바꿨다”며 “상고, 여상이라는 단어에 담긴 편견도 있지 않냐”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계 수요에 맞게 학과를 개편하면서 ‘외식고’ ‘보건고’ ‘예술고’ 등으로 이름을 바꿔 다는 특성화고도 늘고 있다. 시대별 선호학과 변화에 맞춰 여러 차례 교명을 바꾸기도 한 고명경영고(서울 성북구)는 고명정보산업고에서 이름을 바꾼 지 6년 만에 고명외식고로 재탄생한다. 개교 당시에는 고명산업고였다. 이 학교는 최근 2년간 신입생 미달과 취업률 악화로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겪으면서 ‘개조’에 가까운 학교 혁신에 나섰다. 4개 학과를 외식학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이름도 바꿨다.

한혜승 교장은 “이전에는 주로 금융계 취업을 겨냥했지만 은행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취업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왔다”며 “서울 최초로 외식고로 재출발하려 대규모 실습실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 특성화고 교감은 “한때 ‘인터넷’ ‘정보’ ‘경영’ 등으로 바꾸는 게 유행이었다가 최근에는 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조리학과, 콘텐츠학과 등이 인기”라며 “살아남으려면 수요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특성화고에 대한 구조조정은 현실이 된 상태다.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을 배출해 내 명문고로 불렸던 덕수고조차 오는 2023년 경기상고로 통합될 정도다. 특성화고의 신입생 미달 사태가 계속되자 교육청은 내년부터 학급당 학생 수를 ‘24~26명’에서 ‘22~24명’으로 줄이기로 했다.(문화일보 6월 17일자 12면 참조)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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