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둘러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행안부와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두 기관이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놓고 마찰을 빚는 것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등 향후 정치 일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행안부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시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사 시기를 늦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고수하는 반면, 서울시는 “행안부와 협의를 순조롭게 진행했고, 이견 없이 거의 정리가 됐는데 갑자기 딴소리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행안부가 서울시와의 갈등을 외부로 노출하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 일정 재조정’을 주장하는 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의 계획대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에 착수할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교통혼잡과 소음·먼지 등으로 인해 주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고,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 자칫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주민은 “가뜩이나 집회·시위 때문에 광화문광장 일대가 교통지옥이 됐는데, 광장 재조성 사업이 진행되면 공사 전후로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새 광장 조성 공사 시점을 총선 이후로 늦추기 위해 정부·여당이 행안부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등의 말이 도는 것을 알고 있고 실제 경위 파악에도 나섰지만 아직 정확한 실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까지 행안부와 협의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의견 조율을 통해 양 기관의 협조를 기반으로 사업을 풀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정치적 고려 때문에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에 제동을 건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기존 입장을 단호히 되풀이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서울청사 편입 토지 및 시설물 등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시는 마치 협의가 다 끝난 것처럼 나와 더 소통하고 고민해서 문제를 풀어가자는 취지”였다며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이 꼼수·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마당에 문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와 서울시는 이번 주중 실무협의를 진행해 해당 사업과 관련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시로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는 박 시장의 치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는 애초 박 시장 임기(2022년 6월) 전인 2021년 5월을 새 광장 완공 시점으로 정한 바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이와 관련,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 시장으로선 시민 지지를 얻고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광장의 주도권을 갖길 바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