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능금을 같은 과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다. 둘은 학명부터 다르다. 능금은 사과보다 작고 신맛이 강해 식용으론 경쟁력이 떨어진다. 능금의 원래 한자명은 임금(林檎)이다. 숲(林) 속의 새(禽)가 찾아와 먹는 과일이란 뜻이다. 능금은 조선 중기에 청나라를 다녀온 사신을 통해 한반도에 처음 들어왔다. 현재 원조 능금나무는 멸종위기종(種)이다.
사과의 한자(沙果·砂果)는 모래(沙)밭처럼 물이 쉽게 빠지는 땅에서 잘 자라는 과일이란 의미다. 국내 최초의 사과 상업농은 1902년 원산에서 미국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국광·홍옥을 재배한 윤병수 씨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사과 한 개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는 영국 속담이 있다. 서구인은 사과가 익는 계절이면 사람이 건강해진다고 믿었다.
사과는 칼륨·유기산·펙틴·플라보노이드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것이 영양상의 강점이다. 칼륨은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미네랄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사과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능금산(사과산)·구연산·주석산 등 유기산은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춰준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동맥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막아주며 암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사과 하면 비타민 C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일반의 예상보다는 적게 들어 있다. 사과 100g당 비타민 C 함량은 4~10㎎으로 같은 무게의 레몬(70㎎)·딸기(71㎎)보다 훨씬 적다.
사과는 단맛과 신맛이 섞여 있다. 단맛은 당분, 신맛은 유기산의 맛이다. 사과는 익을수록 녹말(전분)이 당과 알코올로 바뀌면서 당도가 높아진다. 실제 당도를 재보면 배보다 높다.
사과는 아침에 먹으면 ‘금’, 점심엔 ‘은’, 저녁엔 ‘독’이란 말이 있다. 저녁에 사과를 먹으면 유기산의 일종인 사과산이 위의 산도(酸度)를 높여 속을 쓰리게 하고 식이섬유가 장에 부담을 주며 사과의 탄수화물이 그대로 축적돼 체중이 불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독이라 표현한 듯하다. 아침에 먹는 사과가 이로운 것은 오전에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이때 사과를 먹으면 포도당이 공급돼 머리가 잘 돌기 때문이다.
사과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 등 사과의 웰빙 성분이 껍질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깎으면 속살이 금방 갈색으로 변하는데 깎은 사과를 0.5% 소금물에 담갔다 꺼내면 갈변을 막을 수 있다. 사과는 다른 과일이나 채소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과에 든 식물의 노화 호르몬인 에틸렌이 주변 과일·채소의 숙성을 촉진시켜 금방 무르게 하고 시들게 해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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