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향은 자신의 데뷔와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처음 공개했다. 미8군 무대를 전전하던 아마추어 김도향을 대중의 눈앞으로 소개한 사람은 이미자(사진)였다. 김도향은 1969년 그가 일하던 미8군 무대에서 당대 최고의 가수 이미자를 처음 만났다. 우연히도 그의 무대 순서가 이미자의 바로 앞이었다. ‘조용필은 무대 맨 마지막에 나오는 법’이니까 제법 실력을 인정받았던 셈이다.
“이미자 선배가 흑인 음악을 부르며 애드리브를 많이 넣는 나를 보고 ‘까분다’고 말했다. 어느 날 ‘얘 이리 와 봐’ 하더니 노래를 너무 지저분하게 부른다며 꾸짖었다. 그러고는 박자대로만 불러보라고 해서 그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랬더니 이틀 뒤에 TV 방송에 나를 소개해줬다.”
그때 소개받은 사람이 KBS 음악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김창수 PD다. 바로 이미자의 남편이다. 김도향은 그 길로 김 PD를 찾아갔다.
“오디션 준비를 해갔는데 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대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화제가 출신 학교까지 갔다. 김 PD는 경기고 10년 선배였다. 후배라고 했더니 그가 웃으면서 매주 2곡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 음악 프로그램에서 매주 팝송을 2곡씩 불렀다.”
통기타를 치면서 애드리브가 많은 팝송을 부르는 가수는 그때로선 파격이었다. 거칠지만 거침없는 보이스가 순식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드디어 이듬해 9월 김도향은 투코리언스로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군대에서 인연을 맺었던 손창철과 호흡을 맞췄다.
“TBC에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당시 서울에 최초로 실내수영장이 생겨서 특집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는데 거기에 초대됐다. 이백천 씨가 사회자였다. ‘벽오동 심은 뜻은’이 크게 히트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가 쇄도했다. 1년에 한 200회는 화면에 얼굴을 비춘 것 같다. 아마도 ‘벽오동 심은 뜻은’의 가사 중 ‘하늘아 무너져라/ 와뜨뜨뜨/ 잔별아 쏟아져라/ 까뜨뜨뜨’ 하는 대목이 여러모로 답답했던 그 시절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줬는지 모르겠다. 비록 오래 가진 못했지만 적어도 그때는 우리가 방탄소년단이었다. 하하.”
김도향은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11월부터 조그마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홍대에 있는 소극장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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