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남성 그룹 ‘노라조’ 조빈(46·사진)을 만난 건,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8월 어느 날. 두 면이 통유리로 된 인터뷰룸은 태양열을 그대로 흡수해 에어컨을 틀어도 더웠다. 15년 차 가수이자, 20년 경력의 나 홀로 자취생인 그의 삶과 사랑에 대해서 들어봤다.
―20년 넘게 혼자 산 자취생으로서 느끼는 가장 좋은 점과 가장 힘든 점을 꼽자면요?
“아무래도 자유로운 게 가장 좋죠. 설거지가 잔뜩 쌓여 있어도, 씻고 난 후 자연인으로 돌아다녀도 뭐라 하는 이 없는, 저만의 공간이 주는 위안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 게 계속 온탕·냉탕 왔다 갔다 하잖아요. 혼자라서 좋다가도 집에 들어갈 때 이따금 공허한 궁금증이 들어요. ‘아빠 왔다!’ ‘여보!’ 하며 식구들이 반겨주는 느낌은 어떤 걸까, 혼자 불을 켜면서 씁쓸해하곤 하죠.”
―잘생겼다는 댓글이 많길래, 설마 했는데 정말이네요! 동안이고 잘생겼네요.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많았을 것 같아요.
“아닙니다. 착시 현상이에요. 투머치하게 치장한 조빈을 보다가 평범한 조현준(본명)의 민얼굴을 보면, 상대적으로 잘생겨 보이는 일종의 착시죠. 그런데 괜찮다는 말 들으면 기분은 좋아요. 하하. 학창시절엔 진짜 조용한 아이였어요. ‘인싸’도 아니고, 이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학생이었죠. 군 제대 후엔 호감을 보이는 분이 꽤 있었어요. 소름 끼치게 잘생기진 않았지만, 엄청 나쁜 편도 아니었기에… 하하. 무엇보다 술을 안 마시는 게 결정적이었죠. 술자리가 끝난 후에 여성분들을 집에 바래다주는 걸 맨정신인 제가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연스레 저를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오빠로 인식해 주더라고요.”
―연애나 결혼 문제로 사주나 관상, 손금을 본 적 있나요.
“여자친구가 있을 때 연애운을 본 적은 없고요. 솔로일 때 사주를 보며 물어본 적은 종종 있어요. 두 달 전쯤에 같은 층 이웃집인 철학관에 찾아갔어요. 컴백을 앞두고, 활동이 어떨지 궁금해서 갔다가 슬쩍 연애운도 물어봤죠. 철학관 관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직 아니에요. 기다리세요. 일해야지∼ 일이 다시 피어나는 형국이니까 일 열심히 하세요. 기다리다 보면 나중에 자연스레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아무래도 일에 몰두해야 될 때인가 봐요. 하하하.”
―‘평범한 조현준’과 ‘끼 많은 조빈’ 중, 어떤 ‘나’에 대해 더 애정이 가나요.
“똑같이 반반씩 좋아해요. 조빈으로 열심히 일하려면 조현준이 잘 쉬어야 하고, 조현준으로 일상을 보내려면 조빈이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까 누구를 더 좋다고 할 순 없죠. 웃긴 건, 아직도 조빈이라는 자아가 가끔 낯설다는 거예요. 조현준으로 평범하게 다닐 때, 누군가 저를 알아봐 주시면 ‘맞아, 나 연예인이었지’ 해요. 그래서 사진이나 사인 요청을 잘 거절하지 못해요. 스케줄이 바쁜 조빈으로서는 빨리 이동해야 하지만, 내면에서 조현준이 말하거든요. ‘저분은 어쩌면 날 보는 게 마지막일 수 있는데, 잘해드리고 가야 하는 거 아냐?’ 이러다 보니 매니저들이 고생할 때가 많아요.”
―환경부 기후변화 홍보대사로서 환경 문제에도 또, 반려견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계속해서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는데요.
“작은 일이라도 제가 같이함으로써 알려지고 누군가를 독려할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리를 떠도는 강아지가 주인을 찾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러다 보니 SNS에 강아지 찾는 글을 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싱글 독자들을 위해,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듣기만 해도 내게 반하는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고민 끝에 조빈이 꼽은 노래는 ‘Somewhere out there’. 애니메이션 ‘피블의 모험’ 주제가로, 린다 론스타트와 제임스 잉그럼이 불렀다.
조빈은 “영어라서 무슨 얘기하는지 정확히 잘 모르지만, 듣기만 해도 사랑이 싹틀 것 같다”며 “아이고 기가 막혀요. 꼭 들어보세요”라고 강조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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