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본관 계단 ‘애국애족의 군상’ 앞에서 확장 재정 기조에 맞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방안과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적극적인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본관 계단 ‘애국애족의 군상’ 앞에서 확장 재정 기조에 맞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방안과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적극적인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린 분열된 野보다 단결력 좋아
현재로는 선거연대 생각은 안해

패스트트랙, 내용 규정한 건 아냐
선거법 개편 얼마든지 논의 가능

국민은 법·도덕 ‘두 잣대’로 봐
조국 논란은 청문회서 판단해야

靑인사 黨서 반대한 적 있나 묻자
“그 부분은 ‘노 코멘트’ 하겠다”


“민생과 혁신, 단결이 세 가지 기본기입니다. 이걸 잘하면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미래형으로 혁신하면 극우로 가고 있는 보수보다는 국민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분열된 보수에 비해 단결력이 좋은 것도 총선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올 텐데, 우리가 민생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그걸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총선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강력한 민생 드라이브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확장 재정 기조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비 우리 국가채무비율은 낮은 수준이고,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공세가 장기화하는 과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확장 재정 기조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인한다면, 그거야말로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시공간과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마치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모든 일이 벌어진 것처럼 오도해선 안 된다”고 선을 긋고 “일단 인사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해명을 듣고,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20일 국회 본관에 있는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했고, 이후 전화 통화로 보완했다.


―9월부터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됩니다. 목표를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1 예산, 2 입법, 3 정책입니다. 경제는 법도 중요하지만, 재정 투입을 통해 서민·중산층의 온기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입법과 정책에서도 민생이 제일 중요하죠. ‘데이터 3법’과 같은 혁신성장 관련 예산과 법안, 또 한·일 경제전에 대응하기 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예산과 법안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 규모가 510조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 재정 규모가 너무 급속도로 커지고 국가채무비율도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리 예산이 ‘울트라 슈퍼 예산’은 아니잖아요. 확장 재정이 필요 없다고 한다면, 그건 지금 세상을 너무 한가하게 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확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적정 채무비율을 지키며 가야죠. 무책임하게 재정을 늘리려는 게 아니라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도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성장률 제고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OECD 회원국 대비 우리 국가채무비율은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2012년 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일할 당시 적정 채무비율이 30%라고 했었는데,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40%라고 했어요. 우리 경제가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커지면서 기준이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걸 종합적으로 봐야지, 고정된 생각과 편견에 기반해 재정 규모가 커진다 해서 무조건 위험하다고 주장하면 곤란하죠. 또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공세가 장기화·구조화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인한다면 그거야말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이 원내대표의 의지는 더할 나위 없이 강해 보였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한국당 등 야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이달 말로 활동시한이 만료됩니다. 특위를 다시 연장하는 건가요.

“다시 연장해야 할 만큼 (대화의) 가능성이 열리길 희망합니다. 그런데 현재로는 연장한다고 문제가 해결될지 회의적인 게 사실입니다. 특히 사개특위 소관 사항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기면 되지만, 정개특위 사안은 8월 말에 마무리 짓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개특위에서 선거제도 개편안을 8월 말까지 처리한다는 건가요.

“며칠 사이에 결론 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럼 또 한국당이 회의장에 드러눕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가 있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한국당은 절대로 못 받겠다고 하고, 패스트트랙 지정에 동참했던 사람들도 패스트트랙 안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내용을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까.

“패스트트랙은 (의사)일정을 강제한 것일 뿐 내용을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여야 논의가 완전히 어긋난 이유는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의석을 270석으로 줄이자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비례대표 등의 개선 방안을 찾아보자고 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떠오른 조국 후보자 거취 논란으로 화제를 옮겼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국 후보자가 여전히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한 결정적인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인가요.

“법적인 문제, 결정적인 문제는 아직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또 가정이나 가짜뉴스로 하는 검증, 가족 청문회, 공안 청문회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조 후보자보다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건 굉장한 인격 모독이고 인격 침해라고 생각합니다. 또 후보자 검증은 해야 하지만, 시간과 공간 등의 면에서 (의혹에) 정합성이 있느냐, 인과관계가 맞느냐를 따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이것저것 연결하면 심각한 왜곡이 될 수 있어요.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문제만 해도, 장학금을 받기 시작했을 때는 박근혜 정권 시절입니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기 한참 전이죠. 그렇다면 그 대학이 왜 조 후보자를 의식해야 하나요. 마지막으로, 어쨌든 청문회 날짜를 잡아 따지고 얘기를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날짜는 안 잡고 장외에서 언론을 통해 청문회를 한다면 그건 정쟁의 또 다른 모습이죠. 궤도 이탈입니다.”

―자녀 문제의 경우 특히 조 후보자의 평소 말이나 글과 너무 안 맞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어고 출신이 이공계 대학에 들어갔고, 고교생 신분이면서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어요.

“국민은 법적인 잣대와 도덕적인 잣대를 갖고 있어요. 법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도덕적으로 국민 정서에 어긋난 부분이 있다는 건 조 후보자 본인도 얘기하잖아요. 청문회가 열리면 후보자가 자세히 설명하겠죠. 그걸 들어보고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봐야죠. 이걸 안 하고 마치 민정수석 시절에 모든 일이 일어난 것처럼 국민이 착각하게 만들고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때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대화가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후보자 인사 때에도 청와대와 사전대화가 있었습니까.

“그건 ‘노 코멘트’의 영역인 것 같아요. 인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의 문제죠. 다만 지금 이 시점에 검찰총장으로 윤석열만 한 사람이 있느냐. 저는 없다고 봅니다. 또 조 후보자만큼 지금 이 시점에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을 잘 추진할 적임자도 없다고 생각해요. 야당은 맹렬히 반대하고 싶겠지만, 저는 저의 시각이 국민 일반의 시각에 훨씬 부합한다고 봅니다.”

―여당이 ‘노’라고 해서 사람이 바뀐 사례가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될까요.

“‘노 코멘트’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해협 파병, 중거리 미사일 한국 배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과도한 동맹 청구서라는 말도 있는데, 이런 요청이 들어왔습니까.

“그 모든 게 전달됐다고 듣지는 않았어요. 앞으로 실무자급 회담이나 책임자급 회담 등을 통해 구체화할 부분이 있겠죠. 다만 사견을 전제로 그 문제들에 대한 저의 입장을 말하면, 저는 파병보다는 (소말리아 아덴만에 이미 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쪽으로 호르무즈해협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요구할 거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보다 더 큰 파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미사일 능력으로도 대북 대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또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한·미 동맹의 구조 속에 우리가 일정 부분을 분담할 수 있지만 우리도 주권국가 아닙니까. 동맹의 이름 아래 너무 과도한 청구서를 날려 보내면 안 되죠.”

이 원내대표와 인터뷰한 지 이틀 뒤인 22일 문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 원내대표에게 그 배경을 추가로 물었다.

―예상과 다른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조건부 연장이 합리적이지 않냐, 여러모로 부드럽게 갈 수 있는 방법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죠. 그런데 그게 갖는 애매함과 모호함이 있어요. 연장해 놓고 정보 교환을 안 하면 시빗거리가 되고, 오히려 갈등과 불신이 커질 수 있어요. 그래서 상황을 명료하게 종료하고, 관계가 개선되면 그때 다시 복원하는 게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기류가 바뀐 건가요.

“2~3일 전부터 어느 정도 정리됐을 거고, (소득 없이 끝난) 한·일 외교장관 회동 결과를 보고 최종 결정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미 동맹에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일단 한·미 동맹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한·미·일 정보 공유는 미국을 통해서 정보를 교환했던 지소미아 이전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분명한 건 원인 제공을 일본이 했다는 겁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대화와 외교적 해법을 주장했는데, 일본 측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내릴 수 있는 판단을 내린 거라고 봅니다.”

지난 15일은 이 원내대표 취임 100일이 되는 날이었다. 부드러운 사람, 따뜻한 사람, 말 잘 듣는 사람이 되겠다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지 물었다.

“마음속에서 아직 좀 까칠하고 차갑고 고집도 남아 있고…. 내가 완전히 열려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죠. 이건 저에 대한 고백이고, 다른 한편으론 상대도 그랬던 것 같아요.”

―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체제는 좀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여야 충돌이나 국회 파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도 굉장히 아쉽습니다. 그런데 무원칙한 공존은 있을 수 없어요. 일정한 원칙과 기준, 방향을 공유해야 합니다. 가령 좌표로 볼 때 ‘너는 100이고 나는 0이니 50에서 만나자’는 식으로 기계적으로 할 수는 없죠. 사실 정치 개혁이나 남북관계 해법 등에선 차이가 있더라도 서민 경제와 민생 문제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각자 기준이 달랐던 것 같아요.”

―지난 4월 민주당과 야 3당이 한국당을 빼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밀어붙이면서 여야 충돌이 더 격화되지 않았나요.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어도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여백은 두되, 큰 방향에서는 그렇게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충돌 수사에 불응하고 있습니다.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해 민주당이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방안은 생각지 않나요.

“우리가 취하한다고 경찰·검찰의 사법적 절차가 멈춰지는 게 아닙니다. 또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데 우리끼리 고소·고발을 철회하면 국민이 분노하지 않을까요. 국회선진화법이 뭔가요. 국민 앞에 우리가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 거예요. 다시는 ‘동물국회’를 만들지 않겠다고 마련한 법인데, 그걸 스스로 걷어차 버린다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2년 조금 넘는 시간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전통을 복원·계승하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잘못들에서 탈피하는 대한민국호의 모멘텀을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봅니다. 이제부터 남은 3년이 본격적인 성과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은 많았지만, 제도화 측면에서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제대로 된 게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쏠리는 걸 막기 위한 헌법 개정도 안 됐고, 중요한 법안들도 많이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탈피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국정 운영 기조, 즉 평화와 복지, 민주주의의 흐름은 회복시켰다고 봐요. 이건 굉장히 큰 성과고, 그런 면에서 적폐의 반은 해결한 거라고 봅니다. 전 정권에서의 국정 농단, 사법 농단 등에 대한 역사적·정치적 단죄도 어느 정도 했습니다. 다만 낡은 관행과 제도 등 생활적폐를 청산하는 것, 미래 산업을 위한 제도적인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것 등은 아직 미흡한 것 같습니다. 단적으로 ‘데이터 3법’만 해도 아직 처리하지 못했죠.”

―문 대통령이 취임식에 앞서 야당을 찾아간 것은 협치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기자회견도 자주 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통이나 통합, 협치 의지가 많이 약해진 게 아닌가요.

“공존에 원칙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협치에도 물러설 수 없는 원칙과 기준이 있습니다. 내 고집은 다 버릴 수 있어도 국민의 요구나 국민이 설정한 기준은 최종 순간에도 버릴 수 없어요. 가령 국민이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제가 좋다고 하면 정치권이 그걸 배반할 수는 없죠. 검찰 개혁이나 사법 개혁도 그래요. 75% 넘는 국민이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해야 한다고 하면 우리 정치권은 그걸 해야 하는 겁니다. 여야가 흥정하느라 뼈 빼고 살 빼고 국물만 남는 검찰 개혁을 할 수는 없잖아요. 협치하겠다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겁니다.”

―최근 21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민생, 혁신, 단결.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이 세 가지를 잘하면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몇 가지 좋은 조건이 있어요. 우리가 미래형으로 혁신하면 극우로 가고 있는 보수보다는 국민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또 지금 보수 내부의 분열에 비해 우리 안의 단결력이 좋고요. 야당은 총선에서 틀림없이 정권 심판론을 들고나올 텐데, 우리가 민생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그걸 선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교체’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공천 룰에 현역 의원 컷오프 규정이 없는데, 신인이 들어올 수 있을까요.

“작위(作爲)에 의한 변화보다는 룰과 시스템에 의한 변화가 훨씬 안정되고 폭도 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청년들이 놀 수 있는 넓은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게 1번 목표이지, 몇 사람 데려다 데커레이션용으로 쓰는 게 청년을 배려하는 참모습은 아니라고 봐요. (정치 신인에게) 많으면 25%까지 어드밴티지가 있잖아요. 이를 활용해야 합니다. 또 우리 진성당원, 권리당원의 개혁에 대한 의지와 새 물결에 대한 갈망을 믿고 많은 신인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성숙한 당원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이전처럼 국회의원들이 호족과 같은 지위를 누리기는 힘들 겁니다.”

―중도와 보수 진영에서 정계개편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다른 정당이나 세력과 통합하거나 선거연대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다른 정당에 대해 뭐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고요. 지금 우리는 특별히 뭔가를 생각 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 달라진 것 같아요. 2012년까지는 야권 통합, 후보 단일화 등 ‘단일화 보팅’을 유도했잖아요. 그런데 2016년부터는 후보 따로, 정당 따로인 ‘크로스보팅’ 양상이 나타나요. 이번에 어느 흐름을 보일지 함부로 예단하는 건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86세대에 대한 비판에 이 원내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이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으로, 그야말로 아스팔트 위에서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이끈 주역이었다. 86세대 정치인의 상징인 셈이다.

―최근 86세대가 너무 과잉대표 됐고,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이 나옵니다. ‘기득권 꼰대’가 됐다는 얘긴데요.

“비판받을 게 있으면 겸허히 수용해야죠. 다만 이전에는 386세대에 대해 ‘기성 선배들한테 줄 섰다’ ‘편입됐다’는 게 주된 비판이었는데, 이제 ‘너희가 기성세대가 됐다’고 하는 거잖아요. 뒤집어 보면 이제야 우리 세대가 진짜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의미라고 봐요. 그래서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하면 지체 없이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야죠. 조금 멋있게 박수받으면서 떠나고 싶습니다. 잘한다고 주야장천 누리는 게 아니라, 잘하면서도 언제든 털고 떠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다만 우리 세대가 선후배 세대와 공조하면서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들은 남아 있다고 봅니다. 같이 협력하고 경쟁할 건 해야죠. 멋진 후배에게 패해 떠나는 것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86세대 학생운동 지도부가 국회에 처음 들어온 게 1996년이니,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이들은 30대에 국회에 진출했는데, 이후 그들만 계속 들어오면서 어느 순간부터 국회에서 30대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패러독스라고 할 수 있는데, 변명의 여지가 없죠. 20·30대 후배들을 성장시키고 양성하지 못한 부분은 우리 책임인 거잖아요. 당에서 인재를 영입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후배들을 발굴하고 양성할 생각입니다. 변방에 은둔해 있는 30대들을 좀 압니다. 기회가 되면 문을 열고 그들을 뒷받침하려 합니다. 다만 이걸 개인의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그들에게 미래 세대를 설계할 권한을 주고, 그들이 단지 개인이 아닌 세대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죠.”

인터뷰 = 오남석 정치부 차장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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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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