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위해
中企, 9번의 규제장벽 넘어야
“신산업 활성화에 크게 저해
전면 재검토해야” 목소리
한국경제연구원의 대기업차별규제 조사 결과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그물망 덫처럼 도사린 규제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상 창업 벤처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중소기업과 사업화 단계까지 따르는 어려움을 일컫는 ‘죽음의 계곡(溪谷)’에 견줄 만한 ‘죽음의 규제 9단계 계곡’이다. 성장 단계마다 규제를 피할 수 없으니 중소·중견기업들은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를 오히려 꺼리는 ‘피터 팬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 경제계는 시대에 뒤떨어진 차별적 규제로는 신산업 활성화, 급격한 경기변동, 글로벌 경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26일 한경연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기업집단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성장하기 위해 9번의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자산총액 5000억 원 이상이 규제 장벽이 가장 심하다. 5000억 원 미만에서는 규제가 30개였으나 한꺼번에 81개가 따라붙어 111개가 적용된다. 현재 중소기업 기본법 시행령을 보면 중소기업은 자산총액 5000억 원 미만이다. 대기업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등 처음 접하는 온갖 법·제도적 난제에 봉착한다. 대규모 기업집단도 마찬가지다. 기업집단 규모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묶이면 규제가 130개에서 11개 늘면서 모두 141개 규제를 감당해야 한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되면 다시 47개가 추가로 늘어나 188개가 된다. 유정주 한경연 기업혁신팀장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해소, 순환출자 금지와 함께 신문법, 방송법, 은행법, 인터넷방송법 등에 따른 관련 기업의 지분취득 제한 같은 진입규제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기업 차별규제는 요지부동이다. 법령 제정 후 경과한 햇수만 봐도 평균 16.4년이나 됐다. 30년 이상 17개, 20∼30년 55개, 10∼20년 79개, 10년 미만 37개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금융지주회사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엄격한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신산업 진출을 가로막는다”며 “대기업 차별규제는 과거 폐쇄 경제체제를 전제로 도입된 게 대부분이므로 글로벌 경제환경에 맞춰 원점에서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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