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추석 민생안정대책’
가계 소득 줄고 소비 위축되자
470만 가구 지원 ‘특단의 조치’
혜택 가구 확대·금액 3兆 늘려
“근본 대책 없이 재정확대 꺼내
경기하강 멈출 내수 정책 필요”
정부가 27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내놓은 것은 국가 예산 5조 원을 서민층에 지급하는 등의 ‘미니 경기 부양책’을 방불케 하는 수단을 통해 내수 진작을 도모하겠다는 특단 조치로 보인다. 한국 경제는 9개월째 수출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제조업 부진으로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다시 일자리가 주는 ‘경제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보다는 재정 확대를 통한 단기 내수 진작에만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470만 가구에 5조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된 근로장려금(EITC)이나 자녀장려금(CTC)도 법정기한인 9월 30일보다 20일 앞당겨 추석 전까지 조기 지급한다. 지난해(273만 가구, 1조8000억 원)보다 근로장려금 대상과 규모는 약 200만 가구, 3조 원 늘어난다.
또 정부와 금융권이 추석을 전후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의 명절 자금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96조 원 지원에 나선다. 지난해보다 신규자금, 대출·보증 만기 연장, 외상매출채권보험 등 지원액이 10조 원 늘어났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앞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의 확대 등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추석 명절을 계기로 함께 나누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서민 생활 안정과 경제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에 나서고 있지만, 공적 이전소득만으로 저소득층의 생계를 지탱하는 구조는 지속해서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지난 2분기 저소득층 근로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공적 이전소득은 18.8% 증가했다. 1년 만에 저소득층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즉, 소득 하위 20% 가구가 정부에서 받는 공적 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10% 가까이 많았다. 저소득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가계수입의 뼈대가 돼야 할 근로소득이 쪼그라든 채 정부 지원에 주로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지원의 중요성으로 인해 근로소득이 크게 줄면 정부가 나서 도울 필요가 있지만, 근로소득이 어떤 정책 때문에 감소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1분위의 근로소득이 6개 분기 연속 감소한 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들어 내수시장 부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내수 촉진 정책을 사용하고 있으나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확장적 재정정책, 임금근로자의 소득 확대를 통한 소득주도성장,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연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민간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생산, 투자, 소비 등 경제활동 전반에 침체 국면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는 일본 수출 규제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경기 하강을 멈출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확실한 내수 진작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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