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둘러싼 ‘입시 비리’ 의혹이 국민적 공분과 좌절감을 일으키고 있다. 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따라 ‘대입 출발선’이 다른 현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2, 제3의 ‘조국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교육이 특권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공정한 기회로 인식될 수 있도록 공교육 혁신과 대입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28일 “이번 사태에는 대학교수 등 특정 계층이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교육을 계급의 재생산 도구로 쓴 것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다”며 “기득권끼리의 ‘짬짬이’ ‘자녀 스펙 품앗이’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대학이 서열화되고 대학 졸업장, 대학 ‘간판’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데 교육이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특히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초기에는 고소득층 자녀들이 비교과 활동에서 비교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소위 명문대들은 학종 비율이 높아 정보전과 사교육에 강한 특정 계층 학생들에게 유리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란 비판을 받자 2010년부터 학생부와 대입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은 물론 논문, 교외대회 수상 경험, 해외활동 등을 기록하지 못하도록 개선해 왔다. 조 후보자 딸의 경우 이 제재가 적용되지 않은 2010학년도에 해외 유학, 논문저술, 학회 참여 경험 등을 강조, 고려대 수시전형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현 대입 제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시 폐지” 주장도 나오지만, 수능 위주의 정시 역시 ‘문제풀이식 교육’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게 주된 평가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수시 중심의 대입제도는 모든 학교가 동일하게 학생의 내신을 1∼9등급으로 나누고, 이를 토대로 학생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능보다 더 공정하다고도 볼 수 있다”며 “다만 비교과 활동을 중점적으로 보는 학종 비율을 줄이고 교과 성적 위주의 전형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상위권 학생만 진학 정보와 진로 지도를 받는 공교육 환경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도 공정하게 입시 정보가 제공돼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학생부의 경우 독일 사례를 참고해 복수의 교사가 참여하는 위원회가 함께 기록하고 점검하는 제도를 검토해볼 만하다”며 “또 학종과 입학사정관 운영을 공공시스템으로 만들어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사정관은 “수능 점수를 분석해 보면 수능 체제에서 가정형편에 따른 차이가 더 발생한다는 분석이 많다”며 “수시 확대가 기회균등에 기여했다는 점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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