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계 우려 증폭

159개 품목 수입 차질시 타격
전경련 “엔캐리자금 청산 대비
주요국 통화스와프 확대 필요”

"신산업 지원·R&D 인력 주52시간제 완화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28일 경제보복 2탄 격인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조치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반도체, 공작기계 등 주력산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가 수출 과정을 까다롭고 촘촘히 진행하면서 언제든지 제동을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제계는 일본이 금융, 농수산물, 조선업 구조조정 등 3대 분야에서 추가적인 보복조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책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28일 경제계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전략물자 품목 수는 1120개가량이며 이 가운데 수입 차질 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만 159개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공작기계, 철강·알루미늄, 광물성 생산품, 플라스틱, 이차 전지소재 등으로, 일반 포괄허가가 아닌 수출 신청 시 90일간 심사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유효기간도 6개월에 그쳐 통관 지연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제’를 통해 “반도체, 공작기계 등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탄소섬유 등 산업 전반의 타격이 우려되며 상황에 따라 추가보복도 뒤따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품목 중에 일본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이고 대일본 수입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인 물품만 해도 83개가량에 달한다. 전상용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의 경우 철보다 4배 가볍고 강도가 10배 강해 자동차, 방산, 로봇, 우주산업 등에 사용되는데 일본 도레이, 미쓰비시케미칼, 데이진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관계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강 대 강으로 지속해서 치달을 경우 일본이 추가보복을 가할 위험성도 있는 것으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전경련은 엔캐리자금 청산 등 금융보복, 한국 농수산물 비관세장벽 강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 등을 일본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꼽았다. 금융보복 가능성에 따른 외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권고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일본계 은행의 대외 익스포저 규모는 세계 1위 수준인 4조6000억 달러 규모로, 대한(對韓) 투자 비중이 높은 IB들에 대한 여신 축소·회수 등을 통해 엔캐리자금을 청산할 수도 있다”며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세제 혜택 확대,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완화, 신산업 활성화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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