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洑)의 철거 여부 등을 결정할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27일 출범했다. 하지만 물관리위의 앞길은 순탄치가 않다. 보 철거와 개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인 수질 문제와 관련, 환경부는 지난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4대강 보 개방 이후 수질이 악화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2017년 보 개방을 시작하면서 ‘철거나 상시 개방을 하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동안의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좌파 언론과 환경단체의 선동에 넘어가 휘둘리다가 국민으로부터 망신을 당한 셈이다.
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최우선 방법은 생활하수나 산업폐수 등을 처리해 오염물질의 유입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역에 대도시, 산업단지, 농경지 등 각종 오염원이 산재해 있는 큰 강에서는 이 방법으로 모든 유입을 막을 수가 없다. 특히, 비가 올 때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농경지에 살포된 비료나 농약, 도시 지면에 쌓인 먼지나 쓰레기, 산지나 나대지에서 유출되는 토사 등은 일부 처리하지만 상당량은 그대로 흘러든다.
그래서 적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 강의 주요 지점에 보를 만들어 일단 흘러들어온 오염물질을 바닥에 가라앉히고 쓰레기를 걷어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지난 19세기 후반 영국 템스강에서 처음 시도됐고, 이후 유럽과 미국의 큰 강에 널리 적용되기 시작했다. 호수로 흘러드는 강에 토사나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만든 사전 댐(Pre-Dam)도 같은 원리다. 한강의 팔당댐에서 연간 2000여t의 쓰레기를 8대의 배로 걷어내고, 부유물질이 상당량 바닥으로 가라앉아 정화되는 것도 유사 사례다. 현재 영국 템스강 45개 보, 프랑스 센강 34개 보, 독일 라인강 86개 보, 미국 미시시피강 43개 보도 수질 개선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1889년 템스강의 보가 주는 수질 개선 효과에 착안해 하수처리장을 처음 만들었다. 하수를 저수조에 고이게 해 쓰레기를 걷어내고 부유물질을 바닥으로 가라앉히는 것이다. 이 1차 처리는 하수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바닥의 슬러지로 제거한다. 이후 미생물을 이용해 유기물을 추가로 정화하는 살수여상법과 활성슬러지법이 1893년과 1914년에 각각 영국에서 개발돼 오늘날 2차 처리라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강의 보를 이용한 수질정화 방식은 하수처리장의 원리가 됐고 그 역사도 100년이 넘는다. 과학적 이론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보에 물이 고이면 부유물질은 바닥에 가라앉고, 이는 저서(底棲)생물에서 물고기로 이어지는 생태계 먹이사슬로 정화된다. 이것은 지난 2012년 4대강 보가 완공된 이후 국가 측정망에서 관측된 수질 개선 효과, 강바닥 펄 형성, 저서생물(실지렁이, 깔따구 등) 출현, 물고기 급증 등으로 잘 입증됐다.
현 정부는 보수 정부의 업적 폄훼에 집착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보의 기능을 무시하고, 혹시 보를 열면 ‘수질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며 무모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수질은 확실히 나빠졌고, 지역 농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줘 거액의 배상까지 했다. 게다가 금강 유역에서는 보 개방이 지하수 고갈로 이어져 우라늄 수돗물까지 나오는 엽기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과학적 이론과 관측 결과에 따라 4대강 보 해체 소동을 끝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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