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상업용 고래잡이를 재개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던 일본이 이번엔 상아 거래시장을 폐쇄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집해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폐막한 ‘절명 가능성 야생동물종의 국제거래’(CITES·워싱턴조약)는 당사국 총회에선 각국 상아 거래시장을 조기 폐쇄하자는 결의안 채택이 미뤄졌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이 전했다. 대신 총회는 각국의 상아 시장의 일률적 폐쇄는 미루고 시장을 유지하는 일본 등에 불법 거래 방지책의 보고를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본은 상아 밀렵 말살을 주장하는 국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케냐 대표는 이번 총회에서 “일본의 상아 시장에서 불법 거래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아프리카의 보물인 코끼리가 결국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르키나파소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도 일본 비난에 합류했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중국도 지난해부터 상아의 유통을 금지 또는 중단시켰고, 싱가포르, 홍콩도 2021년 금지를 앞두고 있다. 반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현재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도장이나 악기 제작 등에 부속품으로 쓰기 위한 상아 수요가 계속 있어 시장의 조기 폐쇄 등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본 상아 미술공예조합 연합회의 쓰루미 쓰요시(鶴見剛) 회장은 “일본의 상아 시장과 밀렵, 불법거래와의 인과관계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시장 내에서 불법 거래나 밀렵된 상아는 거래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일본에서 밀수된 상아가 중국 등지에 유통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미국 환경단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1∼6월) 일본에서 수출돼 중국에서 적발돼 상아를 압수한 사례는 최소 23건에 이른다. 특히 일본에서는 제3자의 증언만으로도 상아의 등록 및 소유가 가능해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국제자연보호연합(IUCN)에 따르면 코끼리는 1979년 134만 마리에서 상아 채취를 위한 밀렵으로 2015년 41만 마리까지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