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인회계사 수석 남동신씨
“열정 있다면 뭐든 할 수있어”


‘해군사관학교 수석 입학에서 공인회계사시험 2차 수석 합격까지’

올 6월 시행된 제54회 공인회계사 시험(CPA) 2차 수석 합격자인 남동신(29·사진) 씨의 평범하지 않은 이력에 대해 지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수석 아니면 합격을 하질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그는 대학도, 인생을 결정짓는 시험도 모두 수석으로 합격했다. 하지만 ‘수석 인생’이라 불리는 그의 인생은 말처럼 순탄하지는 않았다.

이야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외국어고 중국어과를 졸업한 남 씨는 그해 해군사관학교(67기)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당시 ‘불수능’으로 평가받던 수학능력시험에서 채 10개도 틀리지 않은 그였다. 남 씨는 일반 명문대 진학이 가능했음에도 ‘해사에 가겠다’는 소신을 지켰다. 바다를 사랑하고 군인을 동경했던 그였다. 문제는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왔다. 1년 뒤 강직성 척추염에 걸린 것이다. 미필자였다면 군 면제 판정까지 받을 수 있었던 질병.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해사 특성상 남 씨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군인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가 중퇴하고 나온 시점은 2010년 3월이었다. 남 씨는 이때 큰아버지(남관표 주일 한국대사) 등의 조언을 받아 회계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중퇴 8개월 만에 다시 수능을 친 그는 서울시립대 세무학과에 11학번으로 입학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CPA 시험에 발을 들인 건 2015년 무렵이었다. 공부머리 하나만큼은 자신 있던 그였다. 그런데 웬일인지 성적이 나오질 않았다. 남 씨는 “고시는 수능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개념을 깨치고 적용하는 훈련 위주였던 수능과는 달리, 공부의 절대량이 승부를 결정짓더라”는 것이다. 지난해가 고비였다. 유예상태(전년에 1차 시험 합격 상태)에서 시험을 치렀으나 떨어졌다. 남 씨는 “‘술자리를 덜 갔더라면, 소설책을 덜 읽었더라면…’ 하는 등등의 후회가 밀려왔다”고 했다. 절치부심해야 했고 마침내 28일 동차(同次)이자 평균 78.8점으로 수석 합격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시립대 최초였다. 올해 CPA 시험이 문제유출 사건으로 혼란한 와중이었기에 더 빛나는 결과였다.

남 씨는 기자에게 “가슴에 열정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면서 “앞으로 더욱 노력해 실력으로 소신을 증명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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