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위해감축포럼’에서 “위해감축 입장에서 전자담배 검증해야” 제언
“금연 등 근절만을 강조하는 패러다임을 벗어나 위해 감축의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디렉터(이사)를 지낸 티키 팡게스투(사진) 싱가포르 국립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글래드 호텔에서 한국위해감축연구회와 인도네시아공중보건연구회(YPKP) 공동 주최로 열린 ‘제3회 아시아위해감축포럼’에서 “휴브리스(Hubris·과거에 일을 성공시킨 방법을 지나치게 믿어 발생하는 오류)를 주의해야 한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팡게스투 교수는 WHO에서 연구정책 및 협력 부서 디렉터를 역임한 금연 정책 전문가다.
금연만을 강조하는 정책을 지금까지 맹신해 왔으나 흡연의 위해성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과학적인 검증 작업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최근 금연 효과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전자담배’에 대해 열린 자세로 대안 가능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팡게스투 교수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흡연으로 이어지는 통로라는 인식하에 금연만을 강조하는 금연정책들이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런 인식은 아직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니다”며 “위해 감축의 입장에서 전자담배가 실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검증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번 포럼의 주제인 건강 위해 감축은 1980년대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된 개념이다. 담배·알코올·도박 등 위해요소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공중보건학적 접근방식으로, 위해요소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건강 위해요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 즉 ‘감축’을 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접근 방식이다. 이미 유럽·미국 등에서는 정책적으로 도입해 활용 중이다.
이번 포럼에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전 세계 18개국 100여 명의 공중보건·의학·과학·규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전 세계 ‘건강위해감축(Harm Reduction)’ 개념의 도입 현황 등을 공유했다. 이외 기조연설자로는 콘스탄티노스 파르살리노스 그리스 오나시스심장외과센터 심장전문의, 데이비드 스웨너 캐나다 오타와대 법학부 교수가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공중보건을 위해 ‘근절’보다 현실적인 대안 모색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위해감축연구회 회장인 문옥륜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포럼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건강위해감축 개념 도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