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南 F-35A 도입은
남북선언·군사합의 전면부정”
우려했던 9·19합의 빌미 삼아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때
韓美훈련 등 美양보 노림수도


북한이 8월 말 한·미 연합훈련 종료 이후에도 ‘9·19 남북군사합의’ 제1조 1항을 근거로 남측의 F-35A 스텔스기 등 전략무기 도입에 대한 비난 강도를 연일 끌어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30 미·북 판문점 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실무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남북군사합의 조항을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일 ‘위험한 선제공격 기도의 발로’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남측의 F-35A 도입에 대해 “온 민족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단죄 규탄에도 불구하고 무력증강 책동에 계속 발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면서 강력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남측의 F-35A 도입이 “북남선언과 북남군사분야 합의서 전면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남북군사합의 제1조 1항 위반이라는 것으로, 이 조항은 ‘남북이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군사 훈련 및 무력 증강 문제, 봉쇄 차단 및 항행 방해 문제, 상대방 정찰 행위 중지 문제 등을 협의해 나간다’고 돼 있다.

북한은 올해 1월 20일 F-35A 1호기 출고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밝힌 이후 “엄중한 도발”이라는 대남 비난을 수차례 내놓고 있다. 특히 한국군이 2021년까지 F-35A 40대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도 별도로 군산·오산 등 주한미군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60여 대를 2020년대 초반부터 F-35A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이 같은 반발은 F-35A 등 전략무기가 정권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향후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전략무기 도입과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미국 측 양보를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를 빌미로 결국 핵무기 보유국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비핵화 협상 판을 깰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군사합의 제1조 1항 체결부터가 문제라는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KINSA) 이사장은 2일 “당장 한·미 연합훈련이나 우리 군의 전력증강계획까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기로 한 1조 1항부터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앞서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도 “제1조 1항을 실천하면 한국군은 훈련을 하지 않는 오합지졸이 되며, 한·미연합방위 체제는 붕괴한다”면서 “특히 ‘무력증강 금지’ 조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및 F-35 도입을 백지화할 수 있는 문구”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