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프랑스에서 한 남자가 목공일을 하다가 실수로 자신의 한쪽 손을 톱으로 자른다. 그 틈을 타 남자의 원수가 잘린 채 나뒹굴던 손을 훔쳐 소각로에서 태운다. 분노한 남자는 원수에게 장애를 유발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 어떤 죄목이 적용될까. 프랑스 법의 독트린 안에서는 무죄다. 잘린 손은 몸에서 분리되는 순간 무주물(無主物)로 전락하고 무주물은 처음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다. 그러므로 원수가 주운 손은 법적으로 원수의 소유이고, 소각하는 것도 합법적이다. 터무니없다고? 저자인 법학자 장피에르 보는 “이 모든 혼란이 인간에게 자기 몸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게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며 “바로 이것 때문에 책을 쓰게 됐다”고 설명한다. 책은 이런 아이러니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고,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집요하게 탐구한다. 363쪽, 1만8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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